5·16군사정변 직후 박정희ㆍ차지철 사진 찍은 김천길 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국전쟁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기록한 김천길 전 AP통신 기자가 7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일본 규슈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AP통신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미국에서 온 AP통신 기자들의 취재를 돕다 AP통신에 정식 기자로 채용됐다.
AP통신 서울지국에서 40년 가까이 데스크와 기자 역할을 하며 한국전쟁 직후 국내 혼란상을 비롯해 이승만 대통령 하야, 4·19 혁명, 5·16군사정변, 6·3항쟁, 10월 유신, 10·26사건 이후 '서울의 봄',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남북대화 등을 직접 기록했다.
특히 5·16군사정변 직후 박정희와 차지철, 박종규 등 쿠데타 주역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지지 시가행진을 바라보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은 그의 대표작으로, 이 군사정변의 아이콘으로 통용된다.
김 전 기자는 1987년 AP통신을 퇴사,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미국 타임지 포토에디터로 활동했다. 1993년 미국 이민 길에 올라 그동안 뉴욕에 거주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정애 씨, 자녀인 김진홍(미국 거주)·구철(문화일보 문화부 부장)·진아(안나수이 디자이너) 씨, 며느리 이민주 씨가 있다. 장례는 미국 뉴욕에서 치르며, 발인은 오는 8일 오후 10시다. 연락처는 미국 ☎ 718-353-2424, 한국 010-2277-8996.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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