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동초제 춘향가-몽중인', 두산아트센터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꿈속에서 보이는 춘향의 행동과 생각, 감정은 현실보다 더 솔직하고 살아있습니다. 그녀가 진심으로 갈망했던 것,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받아들여야 했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젊은 소리꾼 이승희의 신작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몽중인'이 오는 12~2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전통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의 꿈 대목을 엮어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이승희는 대중에 익히 알려진 춘향과 몽룡의 남녀 간 사랑을 넘어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며 고군분투하는 인간으로서의 '성춘향'과 그의 내면에 집중한다.
양반인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를 둔 성춘향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양반집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됨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 담긴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누군가 그려놓은 춘향의 모습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춘향을 관객이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1인 화자가 극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보통의 판소리와 달리 이번 무대에는 소리꾼 2명이 화자를 구분해 맡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승희는 춘향 내면의 소리를 주로 표현하고, 또 다른 소리꾼 김소진은 춘향의 어머니 월매나 연인 몽룡 등을 맡아 상황 전개를 돕는다.
한편, '동초제'는 판소리 명창 동초(東超) 김연수(1907~1974)가 1930년대 초 여러 명창의 소리 중 좋은 점만 골라 만든 판소리 스타일이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해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동작)가 정교하며 부침새(장단)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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