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늘어나 단가 조정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택배비가 최대 5%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업체가 전자상거래업체 등과 협상으로 잇달아 택배 단가를 올리면서 결국에는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회사들이 주요 기업고객인 홈쇼핑업체, 전자상거래업체 등과 협상해 올해 들어 택배 단가를 최대 5% 인상했다.
택배업체는 전체 택배시장 물량에서 5∼10% 정도인 개인 택배 단가는 그대로 두고 90∼95%가량을 차지하는 홈쇼핑업체나 전자상거래업체, 도서업체 등 주요 기업과 판매자를 상대로 단가 인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시장에서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우체국, 로젠 등 상위 5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합해서 85.5%였다.
이 가운데 한 주요 택배업체는 올해 초부터 고객사들과 택배 단가 인상 협상을 벌여 택배 1건당 평균 2천원 안팎인 택배비를 50∼100원(2.5∼5%)가량 올렸다.
이 업체는 수만 개 고객사 가운데 10%가량과 인상 협상을 마쳤다.
다른 주요 택배업체도 고객사와 협의해 택배비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그 결과 올해 1∼7월 택배 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 업체의 1건당 택배비는 2천200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고객 신규 유치나 재계약 시 저단가 고객사를 대상으로 택배 요율 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업계에서는 그동안 택배비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이번 인상을 인건비 등 비용증가에 따라 단가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인상 등 고정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확보를 위해서는 택배 단가 '현실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주요 택배업체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1∼3%가량으로 겨우 적자만 면하고 있는 수준이다"라면서 "그런데 올해와 내년 잇따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택배 단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택배업계에서는 택배 물량을 모아 분류하는 물류센터에서 도급 협력사 일용직원을 쓰고 있다.
이들이 모두 최저임금 적용대상으로 최저임금이 올해 16.4%, 내년 10.9% 각각 인상됨에 따라 택배업체들의 인건비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 것이다.
택배비 인상은 최종적으로는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쇼핑몰 등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에 대해서는 무료 배송을 해주지만 일정 금액 이하로는 1건당 소비자에게 2천500원가량 택배비를 부담하게 하고 있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업체 사정에 따라서 택배비 인상분을 이익에서 흡수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영세한 판매사업자 등은 무료 배송 기준 금액을 올리거나 건당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택배비를 인상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2천273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늘어나는 등 모바일 등을 이용한 소비자의 온라인쇼핑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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