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이전 안 되는 곳인데'…제천교육청 황당 행정

입력 2018-09-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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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이전 안 되는 곳인데'…제천교육청 황당 행정
'행위 제한' 모른 채 청사 이전 예산 편성했다 착공도 못해
관련 공무원 주의·경고 처분…용역 발주 등 원점서 재추진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 제천시교육지원청이 청사 이전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본적인 법 규정을 살피지 않은 탓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세워놓고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제천교육청은 공간 부족으로 산하 특수교육지원센터와 행복교육지원센터가 원거리에 분리 배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서비스 제공에 애로가 발생했다.
제천교육청 이전이 추진된 배경이다.
이 사업은 제천교육청과 제천학생회관 건물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입안됐다. 즉 학생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교육청을 이전하고 인근에 센터를 신축하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센터 신축비 44억6천만원과 두 건물 리모델링비 16억9천만원을 지난해 제3회 추가경정예산과 올해 본예산에 편성했다.
정상적이라면 현재 상당한 공정을 보여야 한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아직 착공도 못 한 채 예정에 없던 도시관리계획 시설 결정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현 학생회관 자리는 자연녹지지역이다. 자연녹지지역은 학생회관 등 교육연구시설의 건축은 가능하지만, 청사를 비롯한 공공업무시설은 짓거나 이전할 수 없다. 청사가 들어서려면 지자체로부터 도시관리계획 시설 결정을 받아야 한다.
용도지역 행위제한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건물만 바꿔 이전하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가 낭패를 보고 원점에서 다시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이 때문에 애초 내년 상반기로 잡았던 완공 시기는 내년 말로 늦어지게 됐다.
충북도교육청은 제천교육청의 안일한 행정에 대해 감사를 벌여 교육장을 비롯해 4명을 주의·경고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비위가 발생했거나 재정적 손실을 야기한 것은 아니어서 경고·주의 처분했지만, 참으로 민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난 7일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숙애 교육위원장은 "사업 수립 과정에서 관련 법 검토 등 절차를 지키지 않아 예산을 사장시키고도 (건축물 용도변경에 따른) 내진 성능 평가비 예산 2천만원을 이번 제2회 추가경정 예산에 편성한 것은 그야말로 의회를 경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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