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연구팀…"적혈구 분포 폭 커지면 동맥경화 위험 2배↑"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간단한 피 검사만으로도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당뇨병 환자의 적혈구 분포 폭이 커지면 동맥경화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박종숙·남지선 교수 연구팀은 제2형(성인) 당뇨병 환자 469명의 적혈구 분포 폭과 경동맥 내중막 두께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적혈구 분포 폭은 혈액 내 적혈구 크기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건강한 성인의 적혈구 크기는 일정한 편이지만 혈액질환 등이 있을 경우 적혈구가 커지거나 작아져 분포 폭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적혈구 분포 폭에 따라 469명의 당뇨병 환자들을 3개 군으로 나눴다. 이후 3개 군의 경동맥 내중막을 측정한 결과, 적혈구 분포 폭이 클수록 경동맥 내중막이 두꺼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동맥은 머리 부분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다. 그 안쪽 벽인 내중막 두께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의 지표가 된다.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두꺼울수록 혈관 탄력이 떨어지면서 이물질이 쉽게 쌓이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1㎜ 이상 두꺼워지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크거나 초기 동맥경화 단계로 본다.
이번 연구에서 적혈구 분포 폭이 가장 큰 군은 가장 낮은 군에 비해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1㎜ 이상일 확률이 2.12배에 달했다. 적혈구 분포 폭이 중간인 그룹은 1.68배였다.
남지선 교수는 "적혈구 분포 폭이 클수록 동맥경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져 최대 2배 이상 위험하다는 의미"라며 "적혈구 분포 폭은 기본적인 건강검진에 포함된 간단한 피 검사만으로도 알 수 있는 수치이므로 환자가 손쉽게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정상인보다 2배 이상 심혈관질환 위험을 안고 있는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특별히 더 위험한 환자를 선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숙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과 적혈구 분포 폭 사이의 연관성이 밝혔다"며 "당뇨병 환자의 적혈구 분포 폭 변화를 주시하면 심혈관질환 발병 소지를 미리 알고 적극적인 검사와 예방 조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연구 저널'(Journal of Diabetes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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