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HNA(海航·하이난항공) 그룹이 독일의 대형은행 도이체방크 지분을 전량 매각할 방침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HNA 그룹이 앞으로 18개월에 걸쳐 도이체방크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HNA 그룹은 현재 도이체방크 지분의 7.6%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가치로 100억 달러(11조 원) 웃도는 물량이다.
HNA 그룹은 2015년부터 공격적인 해외자산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포식자'로 군림했다. 은행, 부동산, 호텔에 걸쳐 무려 400억 달러(약 45조 원) 어치의 자산을 사들였고, 도이체방크는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혔다.
그렇지만 과도한 M&A 탓에 부채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무엇보다 자본유출을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과 맞물려 HNA 그룹도 상당한 부채 조정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HNA 그룹이 베이징의 압력 속에 '해외 제국'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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