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멕시코·캐나다·한국·EU 이어 통상관계 재설정 추진
"무역전쟁 다음 타깃은 일본"…백악관 "일본과도 공정무역"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일본이 무역 문제를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것(일본과의 무역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은 일본이 우리를 불렀고, 그들은 지난주에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일본과 합의를 도출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그것이 큰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압박성 발언을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한국, 중국,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에 이의를 제기해 새로운 통상 협상을 진행했고 멕시코, 한국과는 합의를 끌어냈다.
일본과의 통상 협상에도 다자보다 양자 협정을 통해 미국 이익을 '맞춤형'으로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양자 무역협정을 집요하게 요구해왔으나 일본은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때 체결된 11개국 다자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유지하자며 맞서왔다. 다자협정에 극도로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TPP에서 탈퇴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를 놓고 일본에 불쾌감을 표출해왔으나, 이런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그동안 일본 정부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 언론들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무역전쟁 타깃이 일본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프리먼은 전날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전화 통화했다며 그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프리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지도부와 관계가 좋다면서도 그들이 얼마나 많이 지불해야 할지 내가 말하는 순간 그런 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무역적자 줄이기에 대단히 집중하는 것처럼 들렸다"며 "대통령은 북미와 유럽 동맹국들과 협상을 마치더라도 무역 불확실성이 끝나는 건 아니라고 보며, 일본과의 교역 조건들을 여전히 신경 쓰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작년에 일본과의 무역에서 690억 달러(약 77조5천600억원)의 적자를 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할 때 일본이 안보동맹국임에도 관세를 면제하지 않았다.
나아가 미국은 수입 자동차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면서 다시 고율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이에 일본은 초조해 하고 있다.
미일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는 미국의 협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개정안에 합의한 멕시코의 경우, 미국이 자동차 고율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압박한 까닭에 자국에 불리한 미국의 요구를 대거 수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본은 연간 170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다.
일본 SMBC 니코 증권은 일본 자동차에 20% 관세가 부과되면 연간 생산비는 86억 달러(약 9조6천700억원) 증가하고 이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수출량이 20만대, 이익이 2.2%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백악관은 대일 무역협상 개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무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시장접근에 특정 범위의 제한을 가하는 일본을 포함한 세계 전역의 국가들과의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을 증진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월터스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은 '미일 경제대화'를 포함해 그런 장벽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서 긴밀하게 접촉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초 미 워싱턴DC에서 각료급 무역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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