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감세·최저임금 인상 통해 경제회복 할 것"

입력 2018-09-09 16:44  

그리스 총리 "감세·최저임금 인상 통해 경제회복 할 것"
치프라스 내년 경제정책 발표…'긴축재정' 대신 '적극재정'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8년에 걸친 구제금융 체제를 지난달 끝낸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8일(현지시간) 경제회복을 위해 대규모 감세, 최저임금 인상, 보조금 지급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저녁 그리스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 도시인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국제 무역박람회에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우선 재산세와 거래세를 줄이고, 농민과 중산층의 수입을 증대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사업세는 현재 29%에서 2022년까지 25%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경제 활성화 정책을 통해 연평균 3%의 경제성장을 이뤄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그는 "내년으로 예정된 연금 축소 문제도 재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금 축소는 올해 초 그리스가 채권자들과 합의한 사안이다. 다만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연말에 유럽연합(EU)과 협상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실업률 축소와 국가 신용등급 상향 목표도 밝혔다. 그는 실업률을 현재 19%에서 향후 5년 동안 10%로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으며, 앞으로 2년 안에 그리스의 채권 신용등급이 투자 등급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세율을 낮추고 복지 지출을 확대하며 대학교육을 받은 젊은층이 이주할 경우 세금우대를 제공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임금 단체교섭 복원, 경찰과 군인·법관에 대한 급여 소급 지불도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의 부활을 상상하고 계획하고 달성할 힘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한편 치프라스 총리는 진보 좌파 진영 정치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그리스는 미국과 강한 전략적 파트너십,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이례적으로 미국의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초청돼 연설했다. 로스 장관도 연설에서 미국과 그리스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의 연설에 앞서 1만6천 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대가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거리를 점거한 이들은 정부의 긴축 조치와 높은 실업률에 항의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플래카드에는 "우리는 일자리를 원한다. 끝없는 세금은 원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구제금융 체제를 갓 졸업한 그리스가 곧바로 긴축재정을 포기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치기로 한 것과 관련해 AFP통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7월 발생한 최악의 화재로 악화한 최저의 지지율을 회복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AP통신은 "그리스는 부채 상환금 마련이 아니라 흑자 예산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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