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메르스 대책회의 페이스북 라이브 생중계
"아랍에미리트항공 외국인 탑승객 115명 확인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국내에서 3년 만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확진확자가 접촉한 한 사람 한 사람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9일 저녁 서울시 간부들을 모아 연 메르스 대응 긴급회의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아랍에미리트항공을 이용해 귀국한) 메르스 확진환자 A씨(61)의 동선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2015년과 달리 유리한 조건"이라며 "그런데도 격리 조치된 밀접접촉자 22명 외 비행기에 함께 탔던 439명은 수동감시를 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포위망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또 다른 문제가 된다"며 "어마어마한 사회적 파급과 행정 낭비 등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메르스 확진환자 탑승기 승객) 전체를 격리 조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역학조사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며 "(확진환자가) 쿠웨이트에서 서울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전 시간대의 동선에 대해 우리가 가진 합리적 의문을 충분히 해소해주는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년 전에도 자가격리 대상자임에도 몰래 빠져나와 장을 보고, 회사도 간 사람들이 있다"며 가능한 이런 이들이 없게끔 아랍에미리트 항공기에 탑승한 외국인 115명도 전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지난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주일간 바짝 긴장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2015년 메르스 발발 때도 밤 10시 4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확진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1천500명이 모이는 개포동 재건축 조합 총회에 참석하는 등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다 격리 조처됐는데도 서울시가 정부에서 이런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직접 대응을 선언했다.
이 기자회견의 후폭풍으로 정부가 비공개 원칙을 깨고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경유 병원 정보를 전격 발표했다.
당시 박 시장의 대응이 국민의 불안감과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으나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논리는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박 시장은 3년 만에 재발한 메르스 사태를 맞아 모든 행보를 페이스북 라이브 등 SNS를 통해 공개하는 등 다시 적극적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격리병동에서 치료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 "환자가 입국 때 이용한 해당 항공기 승객 전원을 관리해야 한다"며 환자의 초기 이동 경로와 과정을 점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비행기 안이라는 곳이 밀폐된 공간이고, 확진환자가 비즈니스석에 탔다고는 하지만 화장실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일반 이코노미 승객도 다 이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SNS에도 글을 올려 "검역대, 입국심사 과정 등 확진환자가 접촉한 사람 중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에 출장을 갔던 서울 거주 남성 A씨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환자는 현재 거동,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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