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갈등 한창때 트럼프, 주한미군가족 소개령 트윗 원했다"

입력 2018-09-09 19:50   수정 2018-09-09 21:23

"북미갈등 한창때 트럼프, 주한미군가족 소개령 트윗 원했다"

우드워드 신간 주장…英신문 "북한 도발하는 사실상 전쟁선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됐던 올해 초 주한미군의 가족들에게 한국을 떠나라는 '트위터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출간을 앞둔 밥 우드워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가운데 이런 내용을 발췌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주한미군 2만8천500명의 가족 수천 명에게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내리기를 원했다고 책에서 밝혔다.
이 때문에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진은 '공황 모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은 고위 관계자를 통해 '어떠한 대피도 군사공격의 전조로 해석될 것'이라는 신호를 미국에 이미 보낸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령 트윗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국을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거나, 더 나쁜 행동을 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는 사실상의 전쟁선언이 될 수 있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러나 이런 트윗은 전송되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그 까닭을 설명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소개령 트윗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 내 관리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고전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남북한이 해빙 모드로 접어들기 직전인 올해 1월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핵 단추의 크기'를 놓고 설전이 오갔던 험악한 시기였다.
북미갈등이 한창이던 시기에 주한미군 가족 소개령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문은 예전에도 언론보도를 통해 나온 바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한국 내 미국인의 대피를 두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는 이유로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가 낙마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1월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담당자들은 차 석좌에게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훈련'을 실행할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다.
차 석좌는 당시 WP 기고문에서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단지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며 "나는 이 행정부 내 한 직위의 후보로 고려되던 시기에 이런 견해를 피력했었다"고 언급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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