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차기총재 선거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출마의사를 밝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1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도쿄(東京)에 있는 자민당 본부에서 총재선거 연설과 기자회견을 하며 각각 지지를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내게 이번이 마지막 총재선거"라며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여러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고쳐야할 점은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기간 유효구인배율이 개선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며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별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드디어 개헌할 때가 왔다"며 "자위대원이 자부심을 지니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헌법에 자위대라고 명기해 나의 사명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재차 개헌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이에 비해 상대적 열세에 있다는 평을 듣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연설회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경제재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실적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소득은 별개 문제"라며 "(아베 총리의 재임기간) 일하는 사람의 소득이 올랐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방이야말로 성장의 힘"이라며 지방의 중요성도 거듭 거론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손타쿠(忖度·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가 문제로 지적됐던 아베 총리의 사학 스캔들을 거론하며 "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공무원들은 위축돼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 9조2항 삭제를 주장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6년전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나는 헌법 9조에 대해 생각이 같았다"며 "그사이 왜 입장이 바뀌었느냐"고 덧붙였다.
자민당 총재선거전은 지난 7일 후보등록과 함께 공식 시작됐지만, 그 전날 발생한 홋카이도(北海道) 강진에 따른 인명피해 등을 고려해 9일까지 선거운동을 자제하기로 한 바 있다.
사실상 일본의 차기총리를 정하는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여전히 독주할 것으로 일본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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