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동 지역에선 이 전염병이 극성을 부리던 2014, 2015년보다는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중동에서 보고되는 메르스의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도적으로 많다.
10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를 보면 메르스가 처음 보고된 2012년 4월 이후 지난달까지 6년 4개월간 메르스 확진자는 2천236명(829명 사망)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천860명(83%)이 사우디에서 발병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사우디 보건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우디에서 확인된 메르스 환자는 108명이다. 이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의 98%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32명으로 치사율은 30%에 달한다.
이는 메르스가 창궐했던 2014년(662명)과 2015년(454명)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지만 이 전염병이 무시할 만큼 위력이 축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사우디에서만 234명이 메르스에 걸렸고 올해도 이런 추세라면 200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 보건부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사망한 메르스 환자는 이달 3일과 4일 잇따라 보고됐다.
사우디 중부 내륙 카심 지방에서 66세 남성과 52세 남성이 메르스에 2차 감염돼 숨졌다. 농축산업이 발달한 이 지방의 사막 지대엔 세계에서 가장 큰 낙타 시장이 있다.
메르스는 흔히 낙타와 접촉할 때 걸리지만, 사우디 보건부의 자료를 보면 병원이나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번에 한국에서 확인된 메르스 확진자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방문한 쿠웨이트는 중동에서 '메르스 안전지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FAO와 WHO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금까지 메르스 확진자가 단 4명 보고됐고, 그마저도 2015년 9월이 마지막이다.
이 환자가 7일 경유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사우디 다음으로 메르스가 많이 발병되는 나라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88명의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올해 5월까지도 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의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난달 중·하순 진행된 사우디 메카의 성지순례에 다녀온 이와 쿠웨이트 또는 UAE 두바이 공항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이 지목된다.
사우디 보건부는 지난달 성지순례 기간 전염병 발병 사례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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