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지역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예방교육 등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10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주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올해 도박 예방교육을 한 중학교 4개교 671명, 고등학교 5개교 328명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한 결과 중학생 5.4%(문제군 0.5%, 위험군 4.9%), 고등학생 11.9%(문제군 4.6%, 위험군 7.3%)가 도박 문제·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위험군은 도박 경험이 있으며 경미하거나 중증도 수준으로 폐해가 발생한 상태, 문제군은 반복적 도박 경험이 있으며 심각한 수준의 폐해가 나타난 상태다.
2015년 실태조사에서도 제주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청소년 도박 문제군 비율이 3.7%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위험군도 전국 평균(4%)의 2배에 가까운 7.1%에 달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이 비율을 바탕으로 도박 문제로 폐해를 겪는 제주지역 청소년이 약 4천600명(위험군 3천명, 문제군 1천6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센터 예방교육 과정에서 한 청소년은 스포츠 베팅과 홀짝 게임 등에 빠져 총 1천만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용돈을 모두 도박에 사용한 것은 물론 부모님 지갑의 돈이나 휴대전화까지 이용하고, 친구 돈을 빼앗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제주지역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해 12월에 제주센터를 개설해 예방 캠페인, 치유·재활 프로그램 운영, 도박 문제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청소년 도박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주도교육청, 제주스마트쉼센터, 제주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중독 예방 프로그램 운영 네트워크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박문제 인식주간을 맞아 오는 11일 오후에는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 청소년 행복 드림(Dream)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에서는 '공부의 신' 강성태 토크콘서트와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영화 '홀릭' 상영, 연합 캠페인, 도박 문제 예방 전시회 등이 진행된다.
김보경 제주센터장은 "청소년기에 불법 도박을 접해 성인이 돼서도 계속하는 경우가 많으며 온라인 도박에 드는 금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고리 사채 사용 등 2차 피해까지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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