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난민 선봉 伊부총리, 극우 약진 스웨덴 총선에 '반색'

입력 2018-09-10 17:50  

반(反)난민 선봉 伊부총리, 극우 약진 스웨덴 총선에 '반색'
살비니 "스웨덴, 난민문제로 변화 선택…내년 유럽의회 선거 좋은 징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난민 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불허하는 강경 난민 정책을 펴며 난민 문제를 유럽연합(EU)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이 약진한 스웨덴 총선 결과에 반색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의 대표이기도 한 살비니 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밤 스웨덴 총선 출구조사가 나온 뒤 성명을 내고 "다문화주의의 탄생지이자 좌파의 모델인 스웨덴이 수년 간의 통제되지 않은 이민 문제를 겪은 뒤 마침내 변화를 택했다"고 촌평했다.



스웨덴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사회민주당, 보수당에 이어 확고한 제3당의 위치를 다졌다.
1천만 명을 웃도는 인구를 보유한 스웨덴은 지난 2012년 이후 4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여, EU 내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한 나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난민들이 정착을 원하는 1순위 국가로 떠올랐지만, 스웨덴 내부에선 난민 유입이 늘어나면서 반난민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스웨덴 사람들은 또한 관료주의와 투기꾼들이 판치는 현재의 유럽에, 불법 체류자에, 이슬람 극단주의에 '노'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웨덴 총선 결과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를 위해서도 좋은 징조라며 "우리는 좌파 사회주의자들과는 달리, 일자리와 안보, 가족에 기반을 둔 변화를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7일 로마에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만나 그가 유럽내 반체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확산을 노리고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조직 '더 무브먼트' 합류를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트럼프 철학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해 2016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으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와 백악관 내부 권력 투쟁 과정에서 밀려난 배넌은 최근에는 내년 봄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의 포퓰리즘 세력의 규합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은 배넌이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유럽주의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영향력에 맞서 유럽에서 포퓰리즘의 새 물결을 일으킬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 8일 이탈리아 북부 체르놉비오에서 열린 한 경제 포럼에서 "내년 유럽의회 선거는 EU가 역사적인 변화를 할 기회이자, 유럽을 구할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는 유럽의회에서 주도 세력이 되고, 실업과 안보불안을 가져온 슬픈 사회주의자들의 시대를 지우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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