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 회장이 내년 회장직 사퇴를 선언하자 일각에서 그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것이라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11일 마 회장의 내년 사퇴 발표가 자신의 '비명횡사'를 우려해 내린 신변 안전을 위한 '결단'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 회장은 전날 인터넷 성명을 통해 자신이 55세가 되는 내년 9월 10일 알리바바 설립 20주년 기념일에 사퇴하며 자신의 아름다운 꿈인 교사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자유시보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인용해 마 회장의 은퇴는 전혀 징조가 없었으며 속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유시보의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권좌에 오른 뒤 곧이어 장쩌민(江澤民) 전 총서기 인맥인 보시라이(薄熙來)의 정변 도모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패 척결'의 미명 아래 장 전 총서기 계열인물을 숙청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알리바바에 장 전 총서기의 손자 장즈청(江志成),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의 아들 류러페이(劉樂飛), 원자바오(溫家寶)의 아들 원윈쑹(溫雲松) 등 장 전 총서기 계열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마 회장도 장 전 총서기 계열로 비쳐졌다.
2015년 5월 중국 증시 폭락사태를 두고 중국 당국은 마 회장이 태자당(太子黨, 혁명원로 자제 그룹)을 도와 선물 공매 후 폭락한 주식을 현금 매입해 대거 시세 차익을 얻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고 암묵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류러페이가 2015년 10월 중국 19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에 조사를 받았고 원윈쑹도 바로 체포됐으며 장즈청도 특권을 이용해 1천억 위안화(약 16조4천억원) 자산을 주물렀다는 소식이 폭로되며 '홍색 귀족'으로 불리는 태자당의 거물들이 속속 제거됐다.
자유시보는 작년 7월 초부터 해외 도피 중인 중국 기업가 궈원구이(郭文貴)가 최근 마 회장과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迅·텐센트) 회장을 지목하면서 이들은 "비명횡사 아니면 감옥에서 여생을 보낼 것이다"라면서 "이들은 너무 많이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고 전했다.
자유시보는 이어 홍콩 언론을 인용해 이 같은 정치적 암투를 의식한 마윈 회장은 최근 중국에 대한 충성 발언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마 회장의 이번 은퇴 선언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선언이었다고 논평했다.
자유시보는 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성장 둔화와 채무 압력, 자금 유출에 미중 무역 전쟁까지 겹치면서 샤오젠화(肖建華) 중국 밍톈(明天) 그룹 회장,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 왕젠린 완다(萬達) 그룹 회장, 천이(陳毅) 전 부총리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 왕젠(王健) 전 하이항 그룹 회장 등을 부패 척결의 이름으로 장 전 총서기 계열 기업 인물을 대거 숙청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또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중국 최대 IT·게임 기업인 텐센트(騰迅정·텅쉰)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마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알리바바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2017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386억달러(약 43조원)로 중국 내 3위의 거부로 알려져 있다.
jinbi100@yna.co.kr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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