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 "세인고는 재원 조달계획 미충족해 반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교육청은 중구에 있는 사립고등학교 울산고의 북구 송정지구 이전을 11일 승인했다. 반면에 역시 송정지구로의 이전을 원했던 울주군 세인고(옛 홍명고)의 신청은 반려했다.
심이택 시교육청 행정과장은 11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송정지구 고등학교 부지에 대한 위치변경 승인신청 검토 결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고 학교법인 창강학원은 지난 6월 4일 '2021년까지 송정지구로 학교를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위치변경 승인신청을 했다.
창강학원은 중구지역 학생 수 감소와 자율형 사립고였던 성신고의 일반고 전환 등으로 학생 수급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 법인은 현재 울산고 부지와 건물 등을 매각해 마련한 재원으로 이전경비를 확보, 30개 학급을 갖춰 2021년 3월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법인의 요청보다 1년 늦은 2022년 3월에 학교를 이전하고, 학급 규모는 24개로 조정하는 내용으로 학교와 협의해 위치변경을 승인했다.
학생·학부모에게 학교 이전을 안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학교 이전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학생증감 추이를 반영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심 행정과장은 "울산고가 이전하면 북구지역 개발사업으로 증가한 학생의 근거리 배정, 균형적인 학교배치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사립학교 이전은 학교법인이 주도하겠지만, 이전 사업으로 학생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세인고 학교법인 울산학원이 신청한 송정지구로의 위치변경 승인신청은 '재원조달 계획 미충족' 사유를 들어 반려했다.
울산학원은 세인고가 개발이 예정된 산업단지 부지에 포함됐고, 현재 노후한 시설과 공단과 인접한 입지 등으로 학습환경이 열악하다며 지난 8월 27일 송정지구로 이전을 신청했다.
울산학원은 학교 이전에 총 27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중 자체 재원 15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16억원은 교육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를 통해 부지매입비를 조성원가의 30%로 조정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학생 수가 감소하고, 신설학교 설립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안건 상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비 지원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무엇보다 사립학교 이전은 중앙투자심사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택지개발업무 처리 지침에 따라 조성원가 100% 수준으로 공급하며, 전국에서 조성원가 미만으로 사립학교에 부지를 공급한 사례가 없다'고 회신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울산학원 측이 제시한 재원 마련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자체 재원으로 가능한 위치변경 계획을 수립해 이전을 추진하라고 안내했다.
심 과장은 "이전 신청은 반려했지만, 세인고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면서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가칭 '세인고 교육여건 개선 공론화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자고 학교법인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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