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종전대로" 충북도 "새로 협의" 청주시 "할 말 할 것"
협상 난항 예고…친환경 급식비 분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듯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변우열 심규석 기자 = 충북의 무상급식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무상급식비 분담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큰 비용을 대는 청주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교육청은 최근 충북도에 '2019년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실시 계획'을 전달했다. 민선 7기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간 무상급식비 분담을 위한 샅바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충북은 2011년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을 도입한 데 이어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공약으로 내걸면서 고교 전면 무상급식도 앞두고 있다.
◇ 도교육청 급식 소요액 1천597억원 산출…협상 개시
도교육청은 충북도에 전달한 내년도 무상급식 실시 계획에서 사업 대상 학생 수를 고교생까지 합해 17만3천172명으로 추산했다.
185일간의 무상급식 소요액은 식품비 773억6천만원, 운영비 95억5천만원, 인건비 728억3천만원 등 1천597억4천만원으로 산정했다.
물가, 연료 인상치와 올해 인건비 소요액 등을 따져 계산했다.
현행 분담률을 적용하면 자치단체(도·시·군)는 총 585억6천만원, 교육청은 1천11억8천만원을 분담해야 한다.
도와 교육청은 1년 반 이상 무상급식비 분담 갈등을 겪다가 2016년 2월 도와 시·군이 식품비의 75.7%를 대고, 교육청은 나머지 식품비와 인건비·운영비·시설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서는 올해 12월까지 유효하다.
도와 교육청은 협상을 통해 내년도 본예산 편성 전까지 새로운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 교육청·도청 견해차…"종전대로"vs "새로 협의해야"
도교육청은 현행 분담 방식이 민선 7기에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과거와 같은 소모적 논쟁을 피하자는 취지다.
도와 교육청은 지금의 이 지사와 이기용 전 교육감의 합의로 초·중·특수 무상급식을 도입한 이후 3번의 합의를 이끌었다. 감정싸움 등 상당한 갈등의 세월을 보낸 결과물이다.
도교육청은 김 교육감이 2016년 2월 초 도의 제안을 전격 수용해 지루한 무상급식 갈등에 마침표를 찍은 것에 주목, 이번 계획에 대한 도의 흔쾌한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2013년 50.1%, 2014년 57.4%, 2015년 58.9%, 2016년 61.3%, 2017년 62.4%, 올해 64.1% 등 교육청 분담률이 해마다 증가한 것도 고려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무상급식에 대한 이 지사의 언급은 아직 없다. 다만 도청 실무진은 다소 냉랭하다.
도 관계자는 "시·군과 협의해 부담률을 얼마로 할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지자체마다 재정 상황이 어려워 식품비의 75.7% 부담률을 유지하기가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와 시·군은 다시 4대 6 비율로 지자체 분담금을 지출한다.
도 관계자는 "초·중은 의무교육이어서 지자체가 많이 부담했지만, 고교는 사정이 조금 다른 것 아니냐"며 "고교 무상급식은 추진하지만, 시행 시기나 방법, 부담률 등은 협의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고교 무상급식의 내년 시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돼 향후 협상 과정이 주목된다.
◇ 청주시 "재정부담 커"…친환경급식비 쟁점 부상
새 무상급식 협상의 변수는 청주시다.
그동안 도와 교육청의 합의에 따라 예산을 반영했던 청주시는 이번에는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주시는 무상급식비와 별개로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옛 청원군의 특수시책을 청주·청원 통합 이후 통합 청주시에도 적용하고 있다.
유·초·중·고·특수학생을 대상으로 1인당 하루 500원어치의 친환경 음식재료를 전문업체를 통해 학교에 지원하는 개념이다. 올해 예산은 103억원이다.
이 예산 외에 현행 분담률로 계산할 때 고교생을 포함해 무상급식비로 201억9천만원을 편성해야 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도와 교육청의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친환경급식비와 무상급식비를 포함하면 300억원이 넘는데 이는 재정운용에 상당한 부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 시·도는 교육청이 친환경 급식비를 분담한다"며 친환경 급식비 분담을 쟁점화할 뜻임을 내비쳤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시·도별로 무상급식 지원 대상, 분담 방법, 분담률이 상이한 상황"이라며 "무상교육이 실현되지 않는 한 무상급식 분담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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