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文정부, 이념집단 둘러싸여 산업정책 못 내놔"
(구미·대구=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11일 경북 구미와 대구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 등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집중 비판했다.
김 위원장 등은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와 구미국가산업단지 현장사무소에 이어 대구 서문시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의 대화 등을 위해 몇 차례 대구·경북(TK)을 방문했지만, 한국당 텃밭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대구 서문시장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새로운 성장 발판'의 각오를 다지고 대구 밑바닥 민심을 청취함으로써 여야 간 격한 공방이 펼쳐질 정기국회에서의 전열을 가다듬은 모양새다.
김 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 한국당 지도부가 단체로 TK를 찾은 이날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의결한 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여야 정당을 대상으로 비준동의와 3차 남북정상회담 차 평양을 함께 방문할 것을 설득했지만, 한 수석과 한국당 지도부의 만남은 성사조차 되지 않았다.
대신 TK 방문 현장에서 "정상회담 평양 동행은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김 위원장), "청와대가 국회와 각 정당을 (정상회담의) 곁가지로 끌어넣는 모습은 자연스럽지 못하다"(김 원내대표) 등의 언급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 관련 이슈를 피하기 위해 국회를 벗어나 TK를 찾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나아가 한국당 지도부는 구미·대구 방문에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지역경제가 무너졌다고 성토했다.
김 위원장은 구미산단 입주기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캄캄한 공장의 생산시설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 현 정부가 앞으로도 어려움을 덮을만한 산업정책을 내놓지 못할 것 같다"며 "청와대·정부를 둘러싼 이념집단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부분은 젖혀두고 성장이란 이름을 붙여 분배 위주의 정책을 내놓고 고집한다"며 "이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딱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대신, 계절 특수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근로시간 연장은 사용자와 근로자, 노조 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법·제도를 개선·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52시간 근로제가 됐지만 현재 경제사정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 실정과 전혀 안 맞는다', '구미산단이 죽었다' 등의 하소연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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