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백악관 환영에도 볼턴은 '덜 낙관'…백악관내 역류"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볼턴은 북한 문제만 빼고 보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확장하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만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볼턴 보좌관의 전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사무소 폐쇄 방침 발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제재 경고를 거론하며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 우선주의) 정책에 "살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북한과의 핵 외교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는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에 대해 백악관이 10일 환영을 표시했지만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제거 약속 이행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좌절감을 표현하며 "현저히 덜 낙관적인 톤(어조)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친서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라며 "대화와 진전을 지속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주의자 협의회' 행사 연설과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지금, 두(북미) 정상 간에 또 다른 회담의 가능성은 분명히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을 그 문으로 걸어 나오게 만들 수는 없다. 비핵화 조치에 나서야 하는 것은 그들이고, 우리가 기다리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NYT는 "볼턴 보좌관의 단호한 발언과 백악관의 낙관적 분석은 백악관 내의 '역류'(crosscurrents·대립)를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을 보수적 정책으로 바꿔왔지만, 그들은 '개인적 관계가 지정학적 현실을 이길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믿음을 의심하고 있고, 때로는 제어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9일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과 관련해도 샌더스 대변인은 또 다른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지만, 볼턴 보좌관은 북한에 점수를 주는 대신 김 위원장이 1년 안에 핵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다만 볼턴 보좌관은 북핵과 관련해 '리비아식 해법'을 언급, 북한이 크게 반발한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특별히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은 볼턴 보좌관이 이후 이란을 비롯한 중동 문제와 국제기구에서의 미국의 역할 등 자신이 관심을 가진 다른 이슈들에 대한 통제를 위해 신속히 움직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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