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간단관개 연구 결과…"벼농사가 기후 미치는 영향 과소평가"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온실가스의 하나인 메탄가스의 감축을 위해 권고되는 벼농사 농법이 오히려 또 다른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의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보호단체 '환경방어기금(EDF)' 소속 과학자들은 논에 물을 간헐적으로 대는 '간단관개(Intermittent Flooding)'를 실시했을 때 아산화질소가 예상보다 많이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간단관개' 농법은 논에 물을 항상 채워두는 '상시담수' 농법보다 메탄가스 방출이 적고 물을 아낄 수 있는게 장점으로 꼽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제휴하는 일부 농업단체는 그래서 '간단관개'를 농민에게 권고해왔다.
그러나 EDF 연구진은 '간단관개'로 토양이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산화질소를 배출하는 미생물의 증식이 활발해진다고 지적했다.
더 많이 배출되는 아산화질소가 메탄가스 감소량을 상쇄하면, 온실가스의 발생 총량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인도의 5개 간단관개 논에서 실험한 결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이 상시담수 때보다 30∼4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간단관개 논 1만㎡ 당 아산화질소 방출량도 과거 보고된 방출량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산화질소가 메탄가스,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EDF의 크리티 크리티 수석과학자는 "벼농사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벼농사로 인해 방출됐는데도 계산에서 누락된 아산화질소의 양은 '1년 동안 화력발전소 200개가 내뿜는 오염'과 비슷한 수준일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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