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기록적인 물가상승, 주가와 화폐가치 급락, 정적 제거 시도 역풍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쿠데타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12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TV 대담에서 야권과 공산 반군, 과거 쿠데타에 실패한 퇴역군인들이 자신을 축출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제3국에서 받았다면서 군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증거가 있고, 대화 내용도 갖고 있다"면서 "쿠데타에 실패하면 나를 암살할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에 대한 전임 정부의 사면을 취소한 후 트릴라네스를 포함한 전직 군인들과 야권, 공산주의자들이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거 트릴라네스 의원과 함께 쿠데타에 가담했던 게리 알레자노 의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 위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필리핀은 경제 전반에 걸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8월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6.4%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식료품 가격은 무려 8.5% 뛰었다.
이 같은 지표가 발표된 후 주가가 5% 가까이 빠졌고, 달러 대비 페소 가치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1달러당 53.854페소를 기록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최근 전임 행정부가 트릴라네스 의원에 내린 사면을 취소하고 군에 체포를 명령했다가 트릴라네스 의원이 1주일 이상 상원 건물 안에 머물며 대치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트랄라네스 의원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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