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일부 문서에 '춘천시정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시의회 김운기 의원은 12일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자치단체 사용명칭을 춘천시정부로 사용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을 어긴 것"이라며 "정확한 법률적 근거가 없는 명칭 사용으로, 불필요한 소모적 행정력 낭비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표면적으로 국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로부터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아 독자적인 행정을 수행하는 '단체자치' 형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행정의 독립은 물론 교육과 치안자치를 포함한 정부 역할을 법적 지휘권 안에서 행할 수 있는 제도"라고 밝혔다.
상당한 권한이 아직 중앙정부에 있고 지방의 교육자치나 치안자치를 이뤄내지 못하고 일부 권한사항만 위탁받은 채 한계를 안고 있는 공공법인으로 아직 성장 중인 지방자치 상태라고 볼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현재 춘천시는 민선 7기 이재수 시장 취임 이후 봄내 소식지나 보도자료 게시판 등에 '춘천시정부'라는 명칭으로 바꿔 쓰고 있다.
이 시장은 시민 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앞으로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시장의 입장 및 의견과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에 따라 자치단체 명칭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릴 수 있다"며 "용어 변경으로 인한 혼선은 행정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도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시민 윤모(56)씨는 "개헌도 아직 이뤄지지 않는 등 벌써 시정부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봄내 소식지나 게시판에 표현되는 시정부라는 표현이 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법률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공식 문서에는 춘천시로 사용 중이며 봄내 소식지와 보도자료에 시정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춘천시정은 시민이 주인이고, 주체인 시민정부를 표방하고 있으며 진정한 자치, 분권을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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