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장미희와 함께한 것만으로 영광…늘 변신하는 배우 될게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배운 게 정말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지난주 종영한 KBS 2TV 주말극 '같이 살래요'에서 이미연(장미희 분)의 아들 최문식을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권(본명 김건우·29)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권은 이번 작품에서 위로는 선생뻘인 유동근과 장미희, 아래로는 재기발랄한 여회현, 박세완, 금새록 등과 호흡을 맞추면서 열연했다.
문식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자신을 고리로 미연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아버지 동진(김유석), 가까워지지 못하고 오해만 쌓여가는 어머니 미연, 갑자기 나타난 새 아버지 효섭(유동근), 재형(여회현)과 현하(금새록) 등 그의 자녀들까지 극 중 거의 모든 인물과 부딪힌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김권은 "특히 장미희, 유동근 선생님과 호흡을 주로 맞췄는데 이렇게 값진 시간은 다시 없을 것 같다"며 "앞으로 배우로서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연기 톤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근에 대해서는 "워낙 존경했던 분인데 실제로 함께하니 굉장히 유머러스한 분이기도 하더라. 보통 어른들께서 유머를 하면 썰렁할 때도 많은데 유동근 선생님의 유머는 정말 '빵빵' 터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워낙 긴 호흡의 가족극이다 보니 중간에 지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 연기를 보면서 힘을 냈다. 그리고 회현이, 세완이, 새록이 등 동료들과도 연기를 많이 맞춰보고 서로 조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권은 문식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굉장히 불쌍했어요. 가족이 없는 아픔 때문에 더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인물이잖아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보였죠.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외롭고, 심지어 친구도 없게 생겼잖아요. 그 외로움에 가장 많은 공감이 됐어요."
그는 "저는 매일 좋은 글귀를 보내주시는 어머니, 무뚝뚝하지만 응원해주시는 아버지, 그리고 남동생과 강아지까지, 화목한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문식을 연기하면서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공감하기 제일 힘든 부분은 재형, 다연과의 삼각관계였다"고 웃으며 "애초에 다연이 고등학생 때부터 재형을 좋아했으니 제가 낄 자리가 아니었다. 김권으로서는 그 둘을 응원했다. 너무 귀엽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2011년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조연으로 활동한 그는 드라마 '밀회'의 호스트, '보이스' 모태구(김재욱)를 담당한 정신병원 의사 등 짧지만 강렬한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같이 살래요'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이번에 제가 잘못하면 극이 이상한 데로 갈 수도 있겠더라고요. 책임감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재밌었고요. '같이 살래요'로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 것도 감사해요. 식당 같은 곳에 가면 아주머니들께서 '엄마 결혼 반대하지 마' 하면서 맛있는 것도 챙겨주시고요. 하하."
그는 이어 "어릴 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연기이지만 할수록 '행복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꾸 더 잘하고 싶어서 받는 스트레스인데, 가끔 (연기가) 잘될 때면 '이 맛에 연기를 하나' 싶다"며 "이번 작품이 제게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은데,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통해 매 순간 변신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권은 이번 작품에서 줄곧 정장 차림을 선보였지만, 인터뷰에는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수트 그만 입고 싶어요. 사실은 청바지에 흰티가 제 스타일인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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