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민과 베네수엘라 난민 충돌 재발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북부 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에 배치된 군병력의 활동시한을 연장했다.
12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애초 이날 끝날 예정이던 군병력 배치 시한을 10월 말까지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군병력 배치 시한 연장은 북부 호라이마 주에서 현지 주민과 베네수엘라 난민 간의 충돌 재발로 지역의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18일 호라이마 주의 소도시 파카라이마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베네수엘라 난민 텐트를 불태우고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난민들이 브라질 상인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을 자극한 것이다.
주민들의 공격으로 임시 거주시설에서 쫓겨난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귀국길에 오르거나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 보아 비스타로 옮겨갔다.
이 사건 이후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호라이마 주 국경과 연방도로 주변에 군병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보아 비스타 시에서도 주민과 난민이 충돌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지난 6일 보아 비스타 시내 상점에서 빵을 훔치려던 베네수엘라 난민과 주민들이 충돌해 주민 1명과 난민 1명이 숨졌다.
3명의 난민이 상점에서 빵을 훔치려다 발각돼 주민 6명에게 쫓겼으며, 붙잡힌 난민이 휘두른 흉기에 30대 중반의 주민 1명이 찔려 중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사건 직후 20대 베네수엘라 난민 1명이 주민들에게 붙잡혀 심하게 폭행을 당한 끝에 사망했다.
보복살인 사건까지 일어나자 보아 비스타 시에 체류하던 베네수엘라 난민 100여 명은 지난 8∼9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련한 버스를 이용해 귀국했다.
이들은 대부분 보아 비스타 시에서 노숙생활을 해왔으며 지역 주민들의 보복이 두려워 귀국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