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져 진열창 파손하고 가짜 피 만들어 뿌려
공격 잇따르자 업주들 내무장관에 대책 촉구 서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정육점과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을 공격한 급진 채식주의자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프랑스 북부의 산업도시 릴에서는 올해 5∼8월 치즈 가게와 맥도날드 체인점, 정육점, 생선가게 등 9곳의 상점이 잇따라 공격을 받는 일이 있었다.
가게가 문을 닫은 밤사이 누군가가 진열창에 돌을 던져 파손시키고, 가게 벽에 페인트로 "육식 반대" 등의 구호를 적거나 가짜 피를 마구 뿌리고 달아난 것이다.
경찰은 급진 채식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현장에서 수거한 DNA 정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지난 10∼11일(현지시간) 5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을 잇달아 자택에서 검거했다.
이들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에서는 동물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며 육식에 반대하는 채식주의자의 일부가 급진화하면서 이런 식의 '정육점 습격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프랑스 전역의 정육점 업주 1만8천 명이 가입된 육류소매상협회(CFBCT)가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 협회 관계자는 공영 프랑스 TV와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이런 사건이 50건 이상 발생했는데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대서양 연안 도시 칼레에서 채식주의자들과 정육점 업주들 사이의 긴장이 크게 고조된 일이 있었다.
칼레에서 지난주 예정된 채식주의자 축제에 정육점 업주들이 바로 옆에서 대형 바비큐를 만들어 먹는 '맞불'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충돌을 우려한 칼레 시장이 예정된 채식주의 축제 자체를 취소해버리자, 축제 주최 측은 법원에 시청의 취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법원은 결국 주최 측의 손을 들어줬고 양측의 별다른 충돌 없이 축제는 마무리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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