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빗나가 시간당 최고 80㎜ 물폭탄…남원읍 피해 집중, 복합체육관 또 침수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 전역에 쏟아진 가을 장대비에 도로와 건물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3일 오후 3시 30분을 기해 제주도 산지·남부·동부·북부의 호우경보와 서부의 호우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제주 131.7㎜, 서귀포 182㎜, 성산 327.9㎜, 고산 46.9㎜, 태풍센터 339.5㎜, 한라산 성판악 335㎜, 한라생태숲 285.5㎜, 선흘 260.5㎜, 표선 257.5㎜, 송당 247㎜, 산천단 233.5㎜ 등이다.
오전 한때 시간당 최고 80㎜ 이상의 강한 빗줄기가 쏟아진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 25분께 남원의례회관 앞 도로에서 1.5t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에 구조되는 등 남원읍 일대 도로에서 차량 고립 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 34분께 제주시 광령천에서는 하천물이 불어나면서 문모(69)씨 등 2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주택, 병원, 초등학교, 가게, 요양원 등 건물이 침수된 곳도 많아 소방당국이 출동해 배수작업을 벌였다. 곳곳에서 하수관이 역류하기도 했다.
지난달 태풍 '솔릭' 내습 당시 지붕이 파손되고 침수피해를 겪은 제주시 복합체육관은 보수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다시 침수돼 양수기 등을 동원해 배수작업을 벌여야 했다.
오후 4시 기준 호우에 따른 소방당국 조치사항은 배수지원 60건, 안전조치 9건 등으로 집계됐다.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경보가 내려졌지만 항공편 결항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애초 전날 밤까지만 해도 이날 제주에 10∼5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예보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쏟아져 시민들을 당황케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 있는 고기압대가 예상과 달리 빨리 빠져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서쪽에서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두 기류가 합류하는 지점이 제주도 동쪽에 위치하고 기압골 영향까지 더해져 강한 비가 쏟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한 강수대는 빠져나갔지만 이날 밤에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제주도에 계속해서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기압골이 느리게 이동하고 있고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지형효과가 더해지면서 14일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14일까지 30∼80㎜다. 비는 14일 밤에 차차 그칠 전망이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부터 비상 1단계에 돌입해 집중호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찰활동 등에 돌입했다. 대책본부는 재난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지성 호우로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되니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제주에 300㎜ 넘는 폭우...기상청 예보 빗나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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