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우수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참여"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배식 카트를 제조하는 부산의 한 소기업이 CJ프레시웨이의 골목상권 침해로 고사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김종섭 명세CMK 사장은 1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대형병원 급식업을 하는 대기업이 온냉 배선카 시장에 진출해 20년간 시장을 독자 개발한 소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대기업이 연간 40억원 규모에 불과한 시장에 뛰어든 것은 '골목 상권' 침해"라고 성토했다.
온냉 배선카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환자들에게 음식을 배송할 때 사용하는 배식 카트이다.
이 업체는 CJ프레시웨이가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식자재를 공급해오던 사업을 '토탈푸드케어'로 확장하겠다며 온냉 배선카 사업에 진출했다고 주장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를 납품하는 병원이나 요양시설과 계약을 맺을 때 '음식 공급을 위해 사용하는 기구는 OO가 결정한다'는 조항을 넣는 방식으로 온냉 배선카를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대기업이 대형 급식업체라는 지위나 자본력을 이용해 전혀 다른 사업 영역인 배선카 시장까지 패키지로 가져가는 셈"이라며 "CJ는 이 과정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와 헐값에 납품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CJ가 올해 3월 D사와 배선카 판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선 명세에 배선카를 시험용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며 "이 테스트 과정에서 기술유출에 대한 특허침해소송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오랜 기간 피땀 흘려 개발해온 독자 기술을 대기업이 가로채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입장에선 소규모 시장을 독점해봐야 얻을 게 많지 않지만, 우리 회사는 존폐와 직원들의 생존이 걸려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명세CMK는 부산 기장군에 있는 '환자식 온·냉 배선카 전문기업으로 25년째 배선카만 제조·판매하는 직원 26명의 소기업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15년 15억8천만원에서 작년 4억원으로 급감했다.
CJ프레시웨이 측은 "자체적으로 배선카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해 국내 한 소기업(D사)과 계약을 맺어 판로 확대를 위해 참여했다"며 "제품은 저가의 중국산이 아니라 국내 공장에서 직접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 전기안전인증(KC)도 획득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명세가 제작 판매 중인 배선카에 대한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해 특허법인의 자문한 결과 특허와 등록실용신안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CJ 측은 "현재 국내 배선카 시장은 특정 회사의 독점적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D사와 같은 경쟁사의 출현으로 시장가격이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고 국내 판로가 안정화하면 수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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