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복싱 미들급의 '양대산맥'인 겐나디 골로프킨(36·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8·멕시코)가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두 선수는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을 벌인다. 지난해 9월 17일 이후 정확히 1년 만의 재격돌이다.
첫 맞대결은 12라운드 혈투 끝에 1-1 무승부로 끝이 나며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대부분의 복싱 전문가들은 골로프킨이 승리한 경기라고 평했다.
미국 통계회사 '컴퓨복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골로프킨은 알바레스에게 총 703회의 펀치를 날려 218차례 적중시켰다. 반면 알바레스의 505회 펀치를 날려 169회 적중시키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여성 부심 아델라이드 버드는 알바레스가 골로프킨에게 118-110으로 이겼다고 채점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후 버드는 메이저 시합 배제 징계를 받았다.
결국, 두 선수는 올해 5월 6일 재대결을 펼치기로 했으나 알바레스가 지난 2월 두 차례 도핑 검사에서 클렌부테롤 양성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연기됐다.
클렌부테롤은 근육 강화 성분이 있어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약물이다. 알바레스 측은 멕시코에서 유통되고 있는 오염된 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멕시코 축산농가에서 살코기 비율을 늘리기 위해 클렌부테롤을 사료로 몰래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모르고 섭취했다는 것이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알바레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50% 징계 수위를 감경해 알바레스에게 6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알바레스의 징계가 종료되면서 재격돌은 오는 16일 마침내 실현된다.
통산 38승(34KO) 1무의 무결점 전적을 가진 '핵주먹' 골로프킨이 알바레스를 상대로 무승부가 아닌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알바레스 역시 49승(34KO) 2무 1패의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은퇴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그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복서였다.
알바레스의 도핑 추문은 그것대로 남겠지만, 이번 재격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선수는 전 체급을 통틀어 현 프로복싱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지난해에는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이색 복싱 대결로 관심이 분산돼 흥행에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에는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이번 재격돌만큼 빅 이벤트를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최고의 복싱 매치로 손색이 없다.
골로프킨이 승리하면 복싱 전설 버나드 홉킨스(53·미국)를 넘어 미들급 역대 최다인 21차 방어 신기록을 세우며 복싱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외조부(세르게이 박)가 고려인인 골로프킨은 저돌적인 압박과 치명적인 '돌주먹'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SBS스포츠는 16일 오전 8시 50분 언더카드 경기부터 메인이벤트까지 모두 생중계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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