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익매체 "구글과 실리콘밸리 좌편향 증거"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구글 임원들이 회의 석상에서 선거 결과에 불만과 우려를 표한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 극우 뉴스사이트인 브라이트바트는 12일(현지시간) 당시 구글 임원들의 회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구글과 실리콘밸리가 좌편향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선거 직후인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전체 임원회의 동영상에서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이민자이자 난민의 한 사람으로서 트럼프의 당선이 매우 불쾌하다"면서 그의 승리는 회사의 많은 가치와 충돌한다고 말했다. 브린은 구소련 출신 이민자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우 감정적으로 보였고 말을 하는 동안 숨 막혀 하는 표정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에일린 노튼 구글 인사담당 부사장은 "일부 보수 성향의 구글 직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공개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정치적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TGIF로 불리는 이 전체 임원회의는 스트리밍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지사에도 생중계된다.
NYT는 "이 동영상 유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구글에서 트럼프 뉴스를 검색했더니 96%가 좌파매체 뉴스였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 이후 구글에 대한 우파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제프 세션스 연방 검찰총장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보수의 목소리를 질식시키고 있는지를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출신 주 검찰총장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이트바트가 동영상을 공개한 뒤 우파 논객인 마이크 체르노비치는 트위터에 "회의 분위기가 마치 장례식 같았다"고 비판했다.
케빈 맥카시 하원의원은 "중국 러시아와는 인터넷 검열에 합의하면서 우리 군대와의 계약은 취소하는 구글. 상원 청문회에도 불참한 구글. 공정하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저지를 위해 좌파 단체에 조용히 기부하는 구글"이라고 비난했다.
리바 스큐토 구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길고 분열적인 선거의 여파 속에 일부 임원들이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이라면서 "우리의 상품을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영향을 미칠 정치적 편견을 제시한 견해는 어떤 회의에서도 없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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