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사전 동의 구하고 찍은 것…배포는 불찰"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 당시에도 과잉 홍보 '구설'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장애학생의 초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감 기념사진'을 배포해 빈축을 샀다.
전남도교육청은 13일 '장석웅 전남교육감 경청올레'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지난 12일 나주 이화학교와 목포 제일여고를 방문해 학생,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와 함께 현장 사진도 첨부했다.
특수학교인 이화학교에서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거동이 매우 불편해 보이는 학생을 포함해 7명 사이에서 장 교육감이 양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들의 초상권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감 홍보에만 치중한 사진에 보는 사람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청은 1시간여 만에 기자들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 "초상권 문제로 (메일을) 재발송한다"며 "첫 번째 발송했던 메일은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남 지역 한 학부모는 "장애학생들이 교육감 활동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며 "학생, 학부모에게 상처를 남기는 방문이라면 안 가느니만 못한 행보 같다"고 비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느냐는 문의를 학교 측에 드렸고 사전에 학부모 양해를 구했다는 말씀을 듣고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사진을 배부한 것은 불찰이지만 장애학생 초상권을 침해하면서까지 홍보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이 과잉 홍보로 눈총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6월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 발생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장 교육감이 수색대책본부를 찾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실종자 가족과 지역 주민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도자료에는 "교육감 당선인이 발 빠르게 현장을 방문하고 학교 관계자와 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하신 점과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는 선언을 몸소 실천하신 점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수행한 교육청 간부의 소감이 실렸다.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경찰관이 복무규정을 어기고 등산모를 쓰고 있는 모습이 담겨 전남경찰청이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해당 경찰관의 모습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을 다시 배포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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