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前부사장 언론 기고…우드워드 신간·NYT 칼럼 이어 폭로전 가열
우드워드 신간 75만부 팔려…밀리언셀러 등극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주상복합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시각장애인용 점자를 설치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직 회사 임원이 주장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그린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작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 출간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뉴욕타임스(NYT) 익명 칼럼 기고 파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폭로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바버라 레스 전 트럼프그룹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에 실린 기명 칼럼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초반 뉴욕 트럼프타워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일화를 소개했다.
그룹에서 건설 부문을 책임졌던 레스 전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 건축가가 1980년 또는 1981년의 어느 날 트럼프타워의 입주민용 엘리베이터 디자인을 보여주려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작은 점들이 있는 것을 보고 "이게 뭐냐"고 물었다.
"점자"라는 대답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없애라고 지시하자, 건축가는 "그럴 수 없다. 그건 법으로 정해져 있다"라며 곤혹스러워했다. 미국장애인법은 엘리베이터 내 점자 설치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점자를 없애라. 맹인은 트럼프타워에 살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냥 없애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당시 일화에 대해 레스 전 부사장은 "트럼프는 건설 노동자들과 비교해 건축가와 엔지니어를 약하다고 생각했고, 그는 약한 사람을 괴롭히기를 좋아했다"며 "트럼프도 건축가가 엘리베이터에서 점자를 없애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레스 전 부사장은 "트럼프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무엇이든 말한다"면서 "나중에 부하들을 책망하려고 일부러 불가능한 일을 하라고 명령했다. 항상 누군가를 해고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우드워드의 신간과 NYT 익명 칼럼 발간 소식에 대해선 "놀라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자신의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는 판매 이틀째인 이날까지 벌써 75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출판사인 사이먼 앤드 슈스터가 밝혔다.
출판사는 "'공포'는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공포'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밀리언셀러에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