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충북 충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단순히 소방관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가 아니다.
현직 소방관뿐 아니라 퇴직 소방관과 가족, 의용소방대원들도 함께 모여 우정을 나누는 전 세계 소방관들의 축제 같은 성격이 강하다.
4인조 볼링 경기에 참가한 '원더풀 프렌드'(Wonderful Friend)팀은 이런 대회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팀이다.
한국, 뉴질랜드, 영국, 스웨덴 선수 4명은 대회 전날 의기투합해 즉석에서 팀을 꾸렸다. 팀원 면면도 현직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 퇴직 소방관, 퇴직 소방관의 아내까지 다채롭다. 게다가 팀원 중 2명은 70대다.
13일 경기가 열린 충주의 한 볼링장에서 만난 원더풀 프렌드 팀의 '아빠' 데니스 워너(78) 씨는 뉴질랜드 북섬 파파모아 지방의 인구 300명 정도 되는 작은 마을에서 의용소방대원으로 31년간 근무하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10차례 세계소방관대회에 참가했다. 이번에 같은 팀을 이룬 한국 소방관 차한무 씨와는 2008년 영국 리버풀 대회 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령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볼링공을 던진 워너씨는 그동안 딴 메달 수를 묻자 손으로 헤아리다가 이내 손사래를 치면서 "셀 수 없을 정도"라고 웃었다.
같은 팀의 스웨덴 선수 이본느 스코그(73) 씨는 은퇴 소방관인 남편을 따라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소방관대회에 참가했다. 등수에 들지 못했지만 너무도 즐거운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언제까지 대회에 참가하겠느냐는 물음에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으로 "죽을 때까지"라고 답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세계소방관대회는 단순히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라 소방관과 가족들이 모여 우의를 다지고 화합하는 축제이기도 하다"면서 "승패를 떠나 모두가 즐기는 대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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