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지정 기념 학술대회…"주변 지역 추가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해 사적으로 지정된 고대 제사 흔적인 '부안 죽막동 유적' 출토 유물을 최신 고고자료와 비교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라북도와 부안군이 주최하고 호남고고학회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주관해 13일 부안군청에서 열린 '부안 죽막동 유적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 방안' 학술대회에서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은 "1992년 발굴조사 이후 고고학 자료와 관련 연구 성과가 폭발적으로 늘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부안 죽막동 유적에서는 백제, 가야, 통일신라, 조선을 비롯해 고대 중국과 일본에서 제작된 토기, 도자기, 금속유물이 출토됐다.
이를 바탕으로 제의에 중국이나 일본 사람이 참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제사가 끝난 뒤 제기를 포함한 각종 물품을 땅에 묻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6년 전 국립전주박물관이 진행한 조사에 참여한 유 관장은 "당시 발굴은 오늘날 관점에서 본다면 많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성격을 잘 모르는 외래계 유물이 많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적에서 발견한 토기 파편을 모아 복원해 다른 자료와 비교해야 한다"며 "이는 제사 주체와 시기에 대한 정밀한 이해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사 장소가 죽막동 유적 주변에 더 많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건축물 유적을 확인해 노천에서 지내던 제사가 사당 제사로 바뀌었는지 파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재병 충남대 교수는 죽막동 유적과 일본 오키노시마(沖ノ島) 제사유적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 교수는 두 유적이 백제와 왜의 최상급 해안 제사유적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지리적 위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죽막동 유적과 오키노시마 유적이 모두 바다를 광범위하게 조망할 수 있는 지점에 있고, 교역선 귀국 항로에서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유적의 발견은 고대 동아시아 교역 항로의 실체에 접근할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며 "고대에 중국, 한국, 일본을 잇는 광역의 해상 교역체계가 실존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외에도 한국의 고대 신앙과 제사유적, 죽막동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현황과 방향, 죽막동 유적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