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내집마련' 어떻게 해야 하나…"청약 적극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초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실수요자 보호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들의 부동산 시장 추가 진입을 막는 대신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숨통을 열어주겠다고 한 것이다.
단기간 폭등한 집값에 이제라도 뛰어들어야 할지 아니면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던 무주택자들은 이번 대책 이후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관심이 커졌다.
◇ 넓어진 무주택자 청약 기회…공급 물량도 확대
정부는 9·13 대책의 원칙으로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과 함께 실수요자 보호를 내걸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에서 실수요자는 예외 조항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컨대 규제지역 내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구입할 때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무주택 가구는 주택 구입 후 2년 내 전입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세자금보증은 무주택자의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공적보증을 제공한다.
다주택자는 공적보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1주택자는 부부 합산 소득 1억원 이하까지 보증을 제공하되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보금자리론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 보증료율을 상향한다.
청약에서도 무주택자의 기회가 많아진다.
정부는 부정 청약자에 대한 공급계약 취소를 의무화해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매수자)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 무주택 기간 요건을 강화했다.
현재 청약 당첨 후 입주 전에 전매할 때에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지 않아 무주택 기간이 계속 인정되고 있다.
20년간 청약 당첨과 전매만 반복하고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청약 시 무주택 기간이 20년으로 인정돼 지속적으로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부조리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추첨제로 청약 당첨자를 선정할 경우 지금은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차이를 두지 않지만, 앞으로는 무주택자를 먼저 추첨한다.
무주택자에게 가장 와 닿을 또 하나의 정책은 주택 공급 확대다.
이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정부는 수도권 내 교통여건이 좋고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공택지 30곳 30만 호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에는 1차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끝낸 공공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무주택자 청약 유리해져…'로또'·비인기지역 공급 우려도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보여준 급등세는 진정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격 매수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000030]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정부가 지금 시장이 비이성적이라고 판단한 만큼 지금은 관망하고 추격 매수를 하면 안 된다"며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 무주택자는 청약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무주택자는 차분한 마음으로 실거주할 집을 알아보는 것을 권장한다"며 "청약 물량은 여전히 분양가 이점이 있고 서울은 신축 아파트가 귀한 만큼 입지가 괜찮은 곳에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오히려 실망을 낳을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좋은 입지에 있는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센 데다가 신규 공급이 어디에 이뤄질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력한 규제와 공급확대로 집값 상승 폭이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만큼 떨어지긴 어렵다"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니면 오르면 올랐지 하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택지를 지정한다고 해도 수요가 많은 곳, 결국 서울에 집을 짓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서울 내 물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규제로 인해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서울 등 수도권 분양 아파트에서는 '로또 청약' 열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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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초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실수요자 보호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들의 부동산 시장 추가 진입을 막는 대신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숨통을 열어주겠다고 한 것이다.
단기간 폭등한 집값에 이제라도 뛰어들어야 할지 아니면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던 무주택자들은 이번 대책 이후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관심이 커졌다.
◇ 넓어진 무주택자 청약 기회…공급 물량도 확대
정부는 9·13 대책의 원칙으로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과 함께 실수요자 보호를 내걸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에서 실수요자는 예외 조항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컨대 규제지역 내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구입할 때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무주택 가구는 주택 구입 후 2년 내 전입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세자금보증은 무주택자의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공적보증을 제공한다.
다주택자는 공적보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1주택자는 부부 합산 소득 1억원 이하까지 보증을 제공하되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보금자리론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 보증료율을 상향한다.
청약에서도 무주택자의 기회가 많아진다.
정부는 부정 청약자에 대한 공급계약 취소를 의무화해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매수자)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 무주택 기간 요건을 강화했다.
현재 청약 당첨 후 입주 전에 전매할 때에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지 않아 무주택 기간이 계속 인정되고 있다.
20년간 청약 당첨과 전매만 반복하고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청약 시 무주택 기간이 20년으로 인정돼 지속적으로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부조리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추첨제로 청약 당첨자를 선정할 경우 지금은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차이를 두지 않지만, 앞으로는 무주택자를 먼저 추첨한다.
무주택자에게 가장 와 닿을 또 하나의 정책은 주택 공급 확대다.
이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정부는 수도권 내 교통여건이 좋고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공택지 30곳 30만 호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에는 1차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끝낸 공공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무주택자 청약 유리해져…'로또'·비인기지역 공급 우려도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보여준 급등세는 진정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격 매수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000030]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정부가 지금 시장이 비이성적이라고 판단한 만큼 지금은 관망하고 추격 매수를 하면 안 된다"며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 무주택자는 청약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무주택자는 차분한 마음으로 실거주할 집을 알아보는 것을 권장한다"며 "청약 물량은 여전히 분양가 이점이 있고 서울은 신축 아파트가 귀한 만큼 입지가 괜찮은 곳에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오히려 실망을 낳을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좋은 입지에 있는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센 데다가 신규 공급이 어디에 이뤄질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력한 규제와 공급확대로 집값 상승 폭이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만큼 떨어지긴 어렵다"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니면 오르면 올랐지 하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택지를 지정한다고 해도 수요가 많은 곳, 결국 서울에 집을 짓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서울 내 물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규제로 인해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서울 등 수도권 분양 아파트에서는 '로또 청약' 열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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