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5.3% …최저치 또 경신
"정부 인프라 투자 독려 효과,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투자 부진 흐름이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8월 고정자산투자액은 41조5천158억위안(약 6천786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인 5.6%를 크게 밑돈 수치다. 1∼8월 누적 증가율은 1∼7월 누적 증가율 5.5%보다 0.2%포인트 둔화했다.
1∼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1∼8월 증가율을 투자 주체별로 보면, 국유 투자가 1.1%로 부진한 가운데 민간 투자는 8.7%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충격 이후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진 중인 인프라 투자가 본궤도에 아직 오르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월 인프라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1∼7월 증가율보다 1.5%포인트 낮은 것으로 역시 사상 최저치다.
8월 한 달 중국의 인프라투자는 작년 동기보다 4.3% 감소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로 제시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경기둔화 우려에 대응해 지방정부가 인프라 건설을 위해 1조3천500억위안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경기부양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하반기 들어 각 지방정부의 지하철 등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프라 및 고정자산 투자가 수개월 안에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낙후된 서부 지역과 농촌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월별 인프라투자 증가율이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정책조정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7월부터 미국과 본격적인 관세 전쟁에 불이 붙으면서 소비와 산업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근 위축세를 보이던 소비와 산업생산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8월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9.0%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인 8.8%를 웃돌았다. 전달의 8.8%보다는 상승 폭이 0.2%포인트 확대됐다.
10%대 안팎을 유지하던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8.5%로 주저앉고 나서 최근 몇 달간 9%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세 감면 확대, 국내 관광지 요금 할인 유도 등의 정책을 펴면서 소비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8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기보다 6.1% 증가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이는 지난달 상승률 6.0%보다 0.1%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홍콩의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중국 경제가 점진적인 감속 추세이지만 지금은 아직 괜찮은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는 여전히 경제가 양호한 수준이라고 보기 때문에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라는 정책 방향을 바꾸는 대신 속도만 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에 따라 향후 중국 기업 및 민간 소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태다.
미국 정부가 2천억달러 어치의 중국 제품에 추가로 고율관세 부과를 추진 중인 가운데 미중 양국은 무역전쟁 확전을 앞두고 막판 대화를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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