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한 걸음 더·길 위의 우리 철학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유물론 = 테리 이글턴 지음. 전대호 옮김.
마르크스주의 문화 비평가인 저자가 물질을 중시하는 유물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
저자는 인간의 '몸'에 주목하는 사상은 모두 유물론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기독교인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도 몸의 부활을 믿는다는 점에서 유물론자로 분류한다.
그는 유물론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관념론뿐만 아니라 '신유물론'을 제시한다. 신유물론은 생명이라는 신비로운 용어에 취해 인간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인간이 고슴도치보다 창조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면 인간이 고슴도치보다 더 파괴적이라는 것도 무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저자에게 인간은 분열적이고 창조적이며 초월적인 몸이다.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불화하는 것은 몸과 영혼이 불화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창조적이고 개방된 동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갈마바람. 224쪽. 1만4천원.
▲ 왜 우리만이 언어를 사용하는가 = 로버트 C. 로윅·노엄 촘스키 지음. 김형엽 옮김.
언어 습득과 언어 처리를 공학으로 분석하는 로버트 C. 로윅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저명한 변형생성문법 언어학자인 촘스키 MIT 명예교수가 인류만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연구했다.
저자들은 아프리카에 출현한 인류가 외부로 이동할 무렵인 6만∼8만 년 전에 두뇌에 놀랄 만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언어가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구체적으로는 두뇌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언어 연계 부위를 연결하는 섬유 노선이 둥근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언어 처리가 가능해졌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한다.
이어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진화에 유리하기 때문에 인류 후손들에게 전해졌다고 주장한다.
한울엠플러스. 320쪽. 3만2천원.
▲ 한국사, 한 걸음 더 = 한국역사연구회 엮음.
한국역사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연구 분야와 주제, 새로운 연구 방법론, 자료 발굴과 새로운 이용 방법, 미래지향적 논쟁 제기라는 네 가지 주제로 모은 글 70편을 수록했다.
저자들은 일반 독자를 겨냥해 논문 형식 글을 지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골라 문장을 쉽게 썼다. 대부분은 논리가 완벽한 '닫힌 글'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열린 글'에 가깝다.
서울 종로구 북촌 지번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북한 자서전 자료 탐색 같은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푸른역사. 492쪽. 2만2천원.
▲ 길 위의 우리 철학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 철학연구자 모임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근대 지성사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한 인물 13명을 소개했다.
최시형, 나철, 방정환, 박은식, 신채호, 안창호, 한용운, 박치우, 신남철, 여운형, 현상윤, 안호상, 장일순의 자취가 남은 장소를 직접 답사하고 사상을 간략히 설명했다.
근대 지성에 얽힌 곳들을 묶은 답사 코스 5개도 실었다.
메멘토. 312쪽. 1만6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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