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늘의 탐정'·OCN '손 더 게스트"…"젊은 시청자 타깃"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호러 장르가 방송계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른다.
방송사들은 10~20대 젊은 시청자를 겨냥해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호러 장르를 끊임없이 시도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다뤄 마니아층을 형성했다면, 최근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공포나 오싹함을 자아내고자 귀신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힘, 악령 등을 전면에 등장시킨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만하다.
KBS 2TV 수목극 '오늘의 탐정'은 도무지 사람이 했다고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범죄 배후에 사람이 아닌 귀신이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극 초반부터 주인공인 사립탐정 이다일(최다니엘 분)이 빨간 원피스를 입은 수수께끼 여인 선우혜(이지아)한테 죽임을 당해 귀신이 되는 색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첫 회부터 망치로 사람을 죽이거나 생매장하고, 사람 눈이 갑자기 빨갛게 변하는 것과 같은 장면이 이어졌다. 선우혜가 '생령'이었다는,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설정도 나왔다.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는 아예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을 전면에 내세운다.
악귀가 사람한테 들어가 살인한다는 기본 설정에 기존에는 '곡성'이나 '검은사제들' 등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굿이나 구마의식이 나온다.
KBS 2TV의 예능 '도시전설'도 추리와 공포체험을 결합해 선보였다.
걸그룹 등 연예인이 도시 곳곳에 숨은 미스터리를 추리하는 내용으로,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이밖에도 tvN '대탈출'과 코미디TV '우주적 썰왕썰래'에서도 호러 에피소드를 다뤘다.
호러 장르가 속속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신선함 때문이다. 이 신선함으로 10대 등 기존 드라마 시청 층과는 멀어진 젊은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는 "낮은 연령대 시청층을 겨냥하기 위해 장르가 세분되고 있다"며 "가족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는 이제 식상하고 젊은 시청자들은 잘 보지 않지만, 호러는 아직 신선하고 젊은 시청자가 시청하기 때문에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러도 더는 여름 납량특집에 국한하지 않고 로맨틱 코미디처럼 드라마의 한 가지 장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도 '전설의 고향'을 비롯한 여름 납량특집으로만 만나볼 수 있던 호러 장르를 더 다양하고 업그레이드한 내용으로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보낸다.
호러 장르 특성상 첫 화부터 오싹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 몰입도도 올라간다. '손 더 게스트' 시청률은 입소문을 타고 1회 1.6%에서 2회 2.9%로 훌쩍 뛰었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장르 특성을 어필하면서 초반 시청자 관심은 자극했지만, 그 관심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늘의 탐정'과 '손 더 게스트'의 경우 첫 화부터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섬뜩한 장면이 이어져 '차마 화면을 계속 보지 못했다', '소리를 끄고 화면만 봤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다.
실제 '오늘의 탐정' 시청률을 보면 1~2회 3.7%-4.4%에서 최근 방송된 7~8회의 경우 2.0%-2.7%로 답보 상태다.
아울러 호러 장르를 싫어하는 시청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따라서 호러 극 성공 여부는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돼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 관계자는 "호러 장르 드라마가 다양화하고 시도가 많아지면 성공 예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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