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느꼈다" 태풍 망쿳에 필리핀 북부 초토화…최소 29명 사망(종합2보)

입력 2018-09-16 18:06  

"종말 느꼈다" 태풍 망쿳에 필리핀 북부 초토화…최소 29명 사망(종합2보)
실종자 13명·이재민 27만명…태풍 물러갔지만 폭우는 계속
당국 피해확인·구호에 총력…국제사회도 도움의 손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고 시속 305㎞의 돌풍을 동반한 슈퍼 태풍 '망쿳'의 직격탄을 맞은 필리핀 북부지역에서 피해 상황 확인과 이재민 구호작업이 본격화했다.
16일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새벽 북부 루손섬 일대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 망쿳(현지명 옴퐁)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실종자도 13명이 발생했다.
사망 및 실종자 중에는 미성년자와 아기도 포함돼 있다고 필리핀 당국이 밝혔다.
태풍 대응 총괄책임자인 프란시스 톨렌티노 대통령 정치담당 보좌관은 "사망자 대부분은 산악지역의 산사태 피해자다. 산사태는 태풍이 물러간 이후 마을로 돌아가는 주민들을 덮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난 당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섬과 저지대 주민 27만명이 피해를 봤고, 전력 공급선 등이 파손되면서 440만명이 거주하는 8개 주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또 필리핀의 주요 벼농사 지대인 루손섬의 논도 수확을 불과 한달 남겨두고 흙탕물에 만신창이가 됐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력한 망쿳의 위력에 주민들은 공포감을 느꼈다.
루손섬 주민인 사킹(64) 씨는 AFP통신에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 이번 태풍은 라윈 보다도 강력했다.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태풍을 위력을 설명했다. 라윈은 2016년 필리핀에 상륙해 19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엄청난 피해를 냈던 초강력 태풍이다.
농부 매리 앤 바릴은 "가난한 농부인 우리에게 또 시련이 닥쳤다. 희망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당국은 그동안 통신과 전력 두절로 연락이 닿지 않던 지역의 상황이 알려지면 태풍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태풍이 물러갔지만 폭우는 계속될 것으로 당국은 예상한다.
필리핀 기상청 예보관인 아리엘 로하스는 "태풍이 필리핀을 지나갔지만, 폭우가 계속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월요일까지는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리핀 당국은 피해 규모 확인과 함께 이재민 구호와 추가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밤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위기에 놓은 사람들을 구하고 구호활동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루손섬 북부지역을 방문해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국제사회도 이재민 구호와 복구에 손을 보태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만 포대의 쌀을 구호용으로 제공했고, 호주는 80만 호주달러(약 6억4천만원) 규모의 구호물품과 함께 구호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했다.
필리핀을 지나친 태풍 망쿳은 홍콩과 중국 남부를 지나 베트남과 라오스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라오스 당국도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특히 최근 폭우가 이어지면서 댐 붕괴 사고 등을 겪은 라오스는 오는 17∼18일께 망쿳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부와 중부지역에 경계령을 내렸다고 일간 비엔티안 타임스가 전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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