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 "근거없다" 부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첩보요원이 중국 유학생을 포섭해 중국의 주요 정보를 빼돌린 사건을 중국 중앙(CC)TV가 보도해 대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16일 전날 CCTV의 시사 프로그램인 '자오뎬팡탄'(焦點訪談)이 2011년 중국 대학생이 대만 첩보요원의 금품과 미인계에 포섭돼 활동하다 중국의 방첩 및 정치범 담당 기구인 국가안전부 산하 국가안전청에 체포된 사건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CCTV의 방송은 중국 당국이 올해 펼쳐진 '2018 레이팅(雷霆) 프로젝트'에서 100여 건에 달하는 대만 간첩 사건을 적발했다고 방송했다.
그중에서 특히 2011년 18세였던 중국 기계공학과 학생 샤오저(小哲·가명)가 교환 학생으로 대만을 방문해 우연히 식사 자리에서 만난 연상녀 쉬자잉(許佳瀅)과 친분을 쌓고 동반 여행을 비롯해 잠자리까지 하며 포섭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그는 쉬 씨의 요구에 따라 각종 자료와 정보를 모아 그녀에게 전하다 2014년 쉬 씨의 활동이 산시(陝西)성 국가안전청에 적발되었다.
샤오저는 쉬 씨에게 100여 건의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4만5천 위안화(약 735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쉬 씨가 1977년 1월생이고 본명이 쉬리팅(許莉?)이란 인물로 대만 국방부 군사정보국의 첩보요원이라며 그의 신상을 공개했다.
또한 방송에서 중국 당국은 대만첩보정보기구가 대만에 간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간첩활동은 매우 악질적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방송은 이미 올해 100여 개의 간첩 사건을 적발했다고 언급했으나 실제로 체포된 인원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 방송 소식이 대만에 전해지자 천중지(陳中吉)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이것은 근거 없는 것"이라며 "그런 일에 같이 장단을 맞출 필요가 없다"며 부인했다.
국방부 군사정보국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피했다.
사실 중국은 과거에 관영매체를 이용한 동일한 방법으로 2014년 10월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대만의 정보기관이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포섭공작을 벌인다고 보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 대만대륙위원회는 "대만은 대학교 내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중국 기밀수집활동을 벌인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언론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보도는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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