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려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DMO(목적지 마케팅 기구)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관광의 관건은 시장 다변화와 질적 경쟁력 강화"라며 "제도를 개선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길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또 "북한과 함께하는 한반도 관광은 한국관광산업을 또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적인 평화관광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난개발을 막고 효율적으로 상생 성장의 거점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안영배 사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하니 어떤가.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할 부분은.
▲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 관광의 질적 경쟁력이 다소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 사드 여파 등으로 최근 관광산업 자체가 어렵다.
여행업계에서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해달라고 얘기하고 실제 일본 등도 우리보다 훨씬 유연하다.
관광이 발전하려면 접근성이 필요하니 지방공항이 활성화돼야 한다. 항공편이 제일 중요하고, 저가항공이 활성화돼야 한다.
지금은 지방공항을 살릴 배후 도시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모든 것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은 무리니 인바운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야 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좀 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 지역 관광을 활성화할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 우리나라 인바운드 관광객은 지나치게 서울에 집중돼있다.
지방으로 방한 외래관광객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는데 교통, 숙박, 안내 등 인프라들이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이는 범부처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해당 지자체, 민간 업계가 협업해야 한다.
제도 개선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길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지역 특색에 맞는 브랜드와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홍보하면서 다양한 먹거리도 만들어 관광객들이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 지역 특색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 있나.
▲ 미래에 지역을 먹여 살릴 먹거리가 관광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절박함이 크지 않아 관광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
공항이 일종의 거점이 돼 테마로 여러 지역을 묶어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공사는 남해군과 협업해 관광중심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도시재생이 하드웨어를 먼저 갖춰놓고 소프트웨어를 채워 넣는 식이었다면 관광중심형 도시재생은 관광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놓고 하드웨어가 따라가는 식이다.
콘텐츠 개발은 DMO를 모델로 할 계획이다.
DMO는 지자체, 민간 업계,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그 지역에 맞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거기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 스토리를 입힌 후 부족한 수용태세들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수익이 발생하면 지역에 어떻게 환원할지 고민하고 지역을 어떻게 관광 측면에서 매력 있게 발전시킬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한국형 DMO를 공사,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려 한다.
-- 시장이 중국에 집중돼있고, 저가의 덤핑 상품이 판매되는 문제가 있는데.
▲ 한국 관광의 관건은 시장 다변화와 질적 경쟁력 강화다.
중국 방한 관광객 수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시장 다변화도 함께 해야 한다.
동남아시장이 최근 계속 커져 대만이나 베트남은 20% 이상씩 성장하는 상황이니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 계속 성장시켜야 한다.
그리고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꼽히는 무슬림 시장이 중요하다.
무슬림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는 무슬림 친화적인 식당이나 기도실 부족 등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다소 미흡한 점들이 있다.
-- 저가 상품의 범람 이유와 대책은.
▲ 저가관광은 대부분 단체관광에서 비롯된다.
면세점, 쇼핑몰에서 주는 인두세, 즉 송출수수료가 너무 센 데 기인한다. 매출의 20% 이상까지도 준다고 하니 기형적이다.
적절한 수준에서 송출수수료를 조율하거나 규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연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성장시켜야 한다.
럭셔리관광, 의료관광도 계속 추진 중이다.
관광에서 교통편이 해결되면 사람들이 먹을거리를 찾는 데 우리도 좀 더 한국적인 경쟁력을 지닌, 지역별로 특화된 음식문화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또 문체부와 함께 개별인증제를 통합하고 표준화한 관광품질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 남북회담 이후 DMZ 개발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 지난달 조직개편을 하면서 한반도관광센터를 신설했다.
한반도 관광은 남과 북의 관광자원을 함께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전제는 북핵 문제가 해결돼서 본격적인 남북교류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전에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남북교류 활성화와 무관하게 지자체들이 앞다퉈 사업을 세우고 있다.
특히 DMZ 관광은 세계 유일의 분쟁 지역인 DMZ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이니 관광 브랜드로나 상품성으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20일 문체부, 공사, 3개 광역시(인천·경기·강원)와 10개 기초지자체가 DMZ 평화관광추진협의회를 발족한다.
DMZ를 세계적인 평화관광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난개발을 막고 효율적으로 상생 성장의 거점을 만들려고 준비하는 것이다.
한반도 관광은 한국관광산업을 또 다른 차원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남북이 연계해 관광 상품을 만들어나갈 때 훨씬 더 큰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는 어떻게 기여하고 있나.
▲ 공사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공사에는 관광일자리실, 관광벤처보육센터와 관광일자리센터도 있다.
관광벤처는 올해 70여개를 발굴해 육성하고 내년에는 100여개 이상 선발해 컨설팅 등을 지원할 것이다.
내년 예산이 35억∼37억원 정도 된다.
벤처 육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산업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
관광이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높다. 그만큼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임시직이나 계약직이 많아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가 문제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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