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스위스가 자국 주재 러시아대사를 소환해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에 항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간첩 행위를 부인하는 등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스위스 외무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르게이 가르모닌 러시아대사를 불러 스위스 영토에서 간첩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르모닌 대사 소환은 러시아 스파이들이 스위스 슈피츠 연구소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직후 이뤄졌다.
슈피츠 연구소는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등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받는 사건들에 사용된 화학물질을 분석한 곳이다.
스위스 검찰은 또한 러시아 스파이들이 2017년 3월 이후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해킹하려 한 혐의에 대해 형사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가 올해 들어 대사를 비롯한 러시아 외교관을 소환한 것이 이번이 3번째다. 중립국을 표방하며 유엔 기관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각종 국제기구를 유치한 스위스가 특정 국가와의 마찰을 외부에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구들에 대한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대사관은 가르모닌 대사가 소환됐는지, 스위스 외무부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러시아대사관은 스위스 언론의 러시아 스파이 보도와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근거 없고 입증되지 않은 공격"이라며 "러시아인들에 대한 편향된 태도를 조장하려는 터무니 없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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