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여석 기자실에 새벽부터 몰려…28개국서 외신기자 450여명 취재
검색대서 소지품 검사 '철통보안'…메르스 예방 표지판·이슬람 기도실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연정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이번 회담을 전 세계에 전할 프레스센터도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내외신 취재진들은 이날 새벽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지하 2층 알림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속속 모여들었고, 오전 10시 가량이 되자 900여석에 달하는 기자석 대부분이 채워졌다.
프레스센터 측은 현장 등록 기자들을 포함해 이날 오후 3시 기준 내신 기자 187개사 2천239명, 외신 기자 28개국 122개사 451명 등 총 309개 매체, 2천690명의 취재진이 DDP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때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 취재를 신청한 2천962명(현장 등록 포함)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뜨거운 열기를 짐작케 하는 숫자다.
내외신 기자들은 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채비를 마치고, 열띤 취재 경쟁을 예고했다.
취재진이 대거 몰리면서 오전 한때 특정 통신사의 휴대전화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발표하는 공식 브리핑을 시작하자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취재진은 정상회담 일정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임 위원장의 브리핑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외신 기자들도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오후에는 DDP 프레스센터에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회담과 관련해 한 차례 더 브리핑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DDP를 찾아 프레스센터를 둘러봤다.
또, 회담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가 내신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두 차례 열렸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18일부터는 매일 오전 9시에 정례 브리핑을 한다.
이날 프레스센터 전면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는 4·27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도보다리를 걷던 장면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 정상회담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전날 평양으로 향한 선발대(공동취재단)가 보내온 평양 프레스센터의 모습과 취재진의 숙소인 고려 호텔, 평양 시내 전경 등을 담은 영상이 프레스센터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자, 취재진은 영상을 진지하게 시청하면서 흥미로워하는 모습이었다.
실무진들 역시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문구가 새겨진 중앙 무대에서는 네트워크 장비와 음향장비, 카메라 등을 살피는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으로 장비 작동 여부를 꼼꼼하게 살피는 모습이었다.
1천여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는 프레스센터의 실내 온도가 낮은 상태로 유지돼 '너무 춥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밀폐된 실내 공간에 설치된 각종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언론 브리핑에서 "장비의 열을 식혀야 하는데, 추위도 있을 수 있어서 온도와 관련한 부분도 섬세하게 운영하는 분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 입구에서부터 '철통보안' 태세가 갖춰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출입 취재진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들도 현장에 나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메르스 예방을 위한 안내 표지판도 곳곳에 설치됐다.
기자석마다 동시통역기가 제공됐으며, 국제방송센터(IBC), 주조정실, 인터뷰실은 물론 차와 간식을 구매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를 대여해주는 부스 등도 현장에 마련됐다.
프레스센터 앞에는 '외국인이 바라본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의 조형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됐다.
외신 기자들 역시 다수가 프레스센터를 찾은 가운데, 건물 내부에는 이슬람교도를 위해 양탄자를 비치한 전용 기도실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정부는 미국 탐사보도 기자인 팀 셔록, 미국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 등 3명의 외국인 전문가들을 프레스센터에 상주토록 하면서, 외신 기자들의 취재와 인터뷰에도 대응했다.
정부가 DDP 홍보를 위해 프레스센터를 이곳에 설치한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사흘간 매일 두 차례 'DDP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프레스센터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일정 하루 뒤인 21일 자정까지 운영되며, 주요 일정이 끝날 때마다 브리핑 생중계가 이뤄진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남북관계나 군사적 긴장완화, 비핵화 등 백그라운드 브리핑이 필요한 부분은 통일부, 국방부, 외교부의 차관 또는 정책실장이 나와서 충분한 설명을 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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