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고통 외면 못해 참전" 6·25 전쟁 전사 미군 장교 추모

입력 2018-09-17 17:39  

"친구 고통 외면 못해 참전" 6·25 전쟁 전사 미군 장교 추모
목원대 '쇼 대위 부자' 희생정신 기리는 사진 전시회 열어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한국에서 태어나 6·25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를 추모하는 사진 전시회가 목원대에서 열리고 있다.

대학에 따르면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쇼 대위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얼 쇼(한국명 서위렴) 전 목원대 교수의 한국 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1922년 6월 평양에서 태어난 쇼 대위는 1943년 미국 해군 장교로 입대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역한 뒤에는 한국에서 현재 해군사관학교 전신인 조선해양경비대 사관학교 교관으로 함정 운용술을 가르쳤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 중 6·25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어릴 적 친구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며 미국 해군에 재입대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춰 정보 장교로 임무를 수행하며 맥아더 장군을 도와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기여했다.
하지만 1950년 9월 서울 탈환작전 때 한 전투에서 매복 중이던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28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했다.
정부는 1956년 쇼 대위에게 금성 충무무공훈장, 미국 정부는 은성훈장을 추서했다.
쇼 대위의 아버지 서위렴 선교사는 목원대 초창기 설립 이사로 신학 교수를 지냈다.
서 교수는 목자관 사업을 통해 목회자들의 수련과 휴양에도 힘썼다.
1957년 아들 쇼 대위의 희생적 사랑에 감동한 5천955명이 모금한 1만4천500달러를 학교의 정신적 요람인 채플을 건축하는데 기부했다. 대학은 채플 건물을 '고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 기념 신학 동문 채플'로 명명하고 그를 기리고 있다.
안승병 목원대 박물관장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쇼 부자의 숭고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많은 사람이 배우고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jun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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