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당나귀로 비유한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소방관 2명이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위기에 빠졌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인권단체인 포로 페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서부 메리다주에 있는 소방서에 근무하는 리카르도 프리에토(41)와 카를로스 바론(45)은 최근 증오를 조장하는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동영상에는 소방관 복장을 한 여성이 당나귀를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리에토 소방관이 당나귀를 마두로 대통령이라고 장난삼아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프리에토 소방관은 당나귀가 풀을 뜯으려고 마당에서 멈추자 "그것(풀)은 우리가 여기서 가진 유일한 좋은 것"이라고 말한 것도 문제가 됐다.
마두로 대통령 비판자들은 비공개 석상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마부로'(Maburro)로 부르며 조롱하곤 한다. 마부로는 마두로(Maduro)와 당나귀를 뜻하는 스페인어 부로(burro)의 합성어다.
두 소방관은 지난 12일 당국에 체포됐으며 지난해 제헌의회가 제정한 '반 증오법'에 따라 기소됐다.
야권과 국제사회는 반 증오법이 야권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해왔다. 당국은 반 증오법에 따라 정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언론사를 폐쇄할 수 있다. 위반자는 최고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
지난 1월 식품 부족에 항의하는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반 증오 법의 적용을 받아 처음 체포된 바 있다.
현지 인권단체인 에스파시오 푸블리코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징역형은 국제 인권 협약에 비춰봤을 때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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