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차기총재 적합 인물' 조사서 아베 49%…이시바 39%
아베 개헌에는 과반이 반대…지방 당원표 격차에 관심
"아베측에게 협박받았다" 폭로 놓고 공방…이시바 "권력에 의한 괴롭힘"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거를 이틀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산케이신문이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공동으로 지난 15~16일 실시한 일반인 대상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을 질문한 결과 아베 총리가 49.6%, 경쟁자인 이시바 전 간사장이 39.6%를 각각 차지했다.
이를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아베 총리를 꼽은 비율은 71.4%였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보다 3.7%포인트 증가한 49.3%로 나타나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6%포인트 감소한 41.8%였다.
올해 가을 임시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선 찬성이 38.8%, 반대가 51.1%였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 근거 규정을 헌법에 넣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자위대는 합헌'이라는 응답이 67.1%, 위헌이라는 응답은 22.1%로 각각 나타났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이날 NHK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보였다.
NHK가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1%포인트 상승한 42%로, 비지지율(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의 비율) 39%보다 높았다.
가을 임시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서는 "제출해야 한다"는 응답이 18%에 그친 반면, "제출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32%로 두배 가까이 높았다. "어느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도 40%나 됐다.
오는 20일 열릴 자민당 총재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405표)과 지방 당원(405표)의 투표로 진행된다.
아베 총리는 소속 의원의 80% 이상 지지를 이미 확보,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개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금까지 최장이었던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내각(재임 기간 2천798일)을 넘어서 재임하게 된다.
하지만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방 당원들의 표심 싸움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아베 총리가 당초 예상한 '압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 진영에선 이시바 전 간사장이 목표대로 의원 표와 당원 표를 더해 총 200표를 가져갈 경우 아베 총리의 당내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 진영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당원 표 70% 이상을 얻을 수 있는지가 향후 구심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총재선거에서 당원표 300표 중 87표(이시바 전 간사장 165표)를 얻는 데 그쳤다가 국회의원만으로 실시된 결선 투표에서 역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측 인사들이 이시바 전 간사장 지지 인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시사하며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이슈가 되고 있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자인 사이토 겐(齊藤健) 농림수산상이 최근 "아베 총리의 응원단 1명으로부터 '내각에 있으면서 이시바 씨를 응원할 거면 사표를 쓴 뒤에 해라'는 협박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두 후보 간 논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아베 총리는 한 방송에 출연해서 "옛날에는 더 심했다.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시바 전 간사장은 사표 제출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 진영은 18일에도 아베 총리측의 이런 협박이 '파워하라(직장 등에서 자행되는 권력에 의한 괴롭힘)'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히로시마(廣島)현에서 열린 거리연설에서 "위협, 압력이 있다면 자민당이 사회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겠나. 압력과 파워하라는 '자주 있는 일이다'고 하면 끝날 그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jsk@yna.co.kr,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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