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연맹 시범단, 국제연맹 초청으로 10월 31일, 11월 2일 평양서 공연
조정원 총재 등 세계연맹 수뇌부도 동행해 협력 방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뿌리는 하나이나 한국과 북한을 중심으로 50년 가까이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약 7개월 만에 다시 평양에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18일 "세계연맹 총재단과 시범단이 국제태권도연맹(ITF) 초청으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정원 총재와 부총재단 7명, 시범단 22명 등 총 50명으로 꾸려질 세계연맹 방북단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고려항공으로 평양에 들어간다.
세계연맹 시범단은 10월 3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11월 2일에는 국제연맹과 합동 시범을 펼친다.
11월 1일에는 태권도 성지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할 계획이다.
세계연맹에 따르면 국제연맹이 지난달 24일 초청장을 보내 세계연맹과 국제연맹의 평양 합동공연을 제안해 이번 방북이 이뤄지게 됐다.
한국 주도로 성장한 세계연맹과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한 국제연맹은 태권도 종목 국제경기단체다.
세계연맹이 평양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지난 4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우리 예술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세계연맹 시범단은 4월 1일 태권도전당에서 단독 공연을 한 뒤 이튿날 평양대극장에서 국제연맹과 합동공연을 펼쳤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나가자며 우리 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평소 세계연맹 시범단에는 외국인 단원들도 활동하지만, 평양 공연에는 모두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단원들이 참여했다.
한국 태권도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해 시범공연을 한 것은 16년 만이자 분단 이후 두 번째였다.
이전까지는 대한태권도협회 시범단이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선보였던 게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만 두 번째 평양 방문길에 오른다.
국제연맹 시범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인 지난 2월 방한해 올림픽 개회식을 포함한 총 4차례 시범 무대를 가진 것까지 포함하면 남북 태권도는 올해 세 차례나 한 무대에 오른다.
7개월 전 방북 때 조정원 총재 등 세계연맹 수뇌부는 집행위원회, 총회 일정 등이 맞물려 시범단과 동행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함께 방북한다.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세계연맹과 국제연맹이 합의의정서에 서명한 이후 두 단체 간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향후 태권도 사업에 관한 한 단계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국제연맹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의의정서에 따라 2015년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세계연맹과 국제연맹 태권도 시범단이 사상 처음으로 합동 시범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국제연맹 소속 북한 시범단이 방한해 대회 개·폐회식과 전주, 서울 등에서 4차례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새 정부 들어 첫 남북교류 사례라 의미가 더 컸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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