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관계 책임자 위주 구성…군부 김수길·노광철, 文대통령에 경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역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로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을 1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이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맞이했다.
이날 생중계된 북한의 순안공항 공식환영식 화면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노동당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이 문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미리 도열한 모습이 포착됐다.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순안공항 청사에서 나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를 수행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바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김 위원장 부부를 따랐다.
당·정·군 간부들이 모두 출동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을 영접한 북한 인사들은 북한 노동당 및 군부의 최고위 관계자 및 대외정책 책임자들로 구성됐다.
의례적 의미를 지닌 인사들보다 최근의 남북관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들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위원장과 '사실상 2인자'인 최룡해 부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 2명이 문 대통령 영접에 나란히 모습을 보였다.
최룡해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북측 수행원에 포함되지 않는 등 최근 남북관계 이벤트에 거의 나서지 않았는데 이날 모습을 드러낸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최근 대미협상 및 대남관계를 주도하는 김영철과 외교 '투톱'인 리수용·리용호, 남북간의 공식 채널을 담당하는 리선권 등 대외관계 핵심 인사들이 모두 자리했다.
2명의 군부 인사 중 김수길 총정치국장은 북한의 군부 서열 1위이며,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군부 서열 3위로 우리의 국방부장관 격이다.
문 대통령은 비행기 트랩을 내려와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인사를 나눈 뒤 북측 영접인사들과 차례로 악수했는데, 군복을 입고 서 있던 김수길과 노광철이 문 대통령에게 경례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양시를 책임지는 김능오 평양시 노동당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이 함께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앞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외에 김영남 상임위원장,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국태·김용순·최태복 노동당 비서,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맞았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는 행정구역상 군사분계선(MDL) 지역을 포함한 황해북도의 당시 당 책임비서이던 최룡해와 최승철 당시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MDL에서 먼저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어 평양 4·25문회회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는 김영일 내각 총리,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김영대 부위원장,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장, 김기남 당 비서 등이 참석했다.
북한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내각 총리(현재 박봉주)는 2007년 환영행사에는 참석한 반면, 2000년과 이번 정상회담 환영행사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환영식장을 오가며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도 비행기 트랩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풀영상] "환영합니다"…순안공항 환영행사 '최대예우' / 연합뉴스 (Yonhapnews)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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