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호 대신 차분한 분위기…남북정상 모습 중계화면에 세계언론 관심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설승은 기자 = 남북 정상이 18일 평양 순양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손을 맞잡고 포옹하자 내외신 취재진 2천700여명이 모인 프레스센터에는 한동안 적막이 흘렀다.
내외신 취재진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을 지켜봤다.
서울공항을 출발한 전용기가 오전 9시 48분 순안공항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오전 10시 5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행장에 나타나자 취재진은 역사적인 장면을 놓칠세라 일제히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응시했다.
요란했던 노트북 타이핑 소리는 일시 정지됐고 바삐 오가던 사진·영상 기자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일부 기자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두 정상 내외가 서로 안고 손을 부여잡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거나 동료와 함께 화면을 배경으로 셀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두 정상이 처음 만났을 때 절정에 달한 긴장감이 풀리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취재진 중 일부는 감격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마중 나온 김정은 위원장과 '포옹 인사' / 연합뉴스 (Yonhapnews)
과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도 프레스센터에서는 늘 큰 박수와 함께 탄성이 터져나왔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는 순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는 내외신 기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김 전 대통령을 맞는 장면이 전해지자 취재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때는 노 전 대통령이 "분단의 벽을 허물자"며 MDL을 통과하자 취재진 사이에 박수가 터졌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9시까지 프레스센터에 내신 187개사 2천247명, 외신 28개국 123개사 460명 등 모두 2천707명의 언론인이 취재 등록을 해 취재진 규모 면에서도 4·27 남북정상회담보다 못했다.
4월 회담 때는 41개국 460개 언론사에서 2천850명의 언론인이 취재에 나섰다.
이번 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평양시민들이 순안공항에서 영접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부터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문 대통령 부부를 맞는 모습, 백화원영빈관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프레스센터에서는 생중계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량을 타고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재생되고, 각종 아파트와 건물 등 평양시내의 모습과 시민들의 비치면서 내신은 물론 외신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프레스센터의 '철통 보안' 태세도 눈에 띄었다. 프레스센터 내부를 출입하는 취재진들을 상대로 보안 검색이 실시돼, 점심 무렵에는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취재진이 몰리면서 입구 검색대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남북정상, 백화원 이동 중 평양시내서 카퍼레이드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위원장 "수준 낮아도 성의 보인 일정"…문 대통령 "최고의 환영"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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