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선 치고 개미 외부유출 차단 안간힘…향후 6개월 반경 2㎞ 추적조사
동일 석재 사용 다른 구역 공사도 중단…주민 불안감 표시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김준범 기자 = 여왕 붉은 불개미와 군체가 발견된 18일 대구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 처음으로 여왕 붉은 불개미와 공주개미가 나오자 환경 당국 관계자들은 분주해졌다.
환경부와 국립 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등 환경 전문가 10여 명은 이날 오후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서 여왕 붉은 불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등 약 830마리를 발견했다.
군체가 나온 석재는 전날 합동조사 과정에서 밀봉해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문가들은 공사장에 있는 석재 120여 개에 출입금지 통제선을 치고 붉은 불개미를 수색했다.
이들은 작은 붓과 칼을 이용해 바위 틈새에 있을 개미 사체 등을 수색했다.
전날 건설현장 관계자의 신고로 붉은 불개미 존재가 확인되자 크고 작은 조경용 석재에 비닐을 씌우는 등 초기 방제는 급히 마쳤다.
환경 당국은 해당 아파트 건설현장 내 다른 공사 구역에도 동일한 석재를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공사를 일시 중단시켰다.
개미가 외부로 나갈 가능성에 대비해 공사장 출입 차량 하단부와 바퀴를 세척하고 작업자 출입을 막았다.
환경 당국 관계자는 "붉은 불개미가 대구 공사장으로 이동된 지 일주일 정도 돼 공사현장 이외의 곳으로 퍼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긴급 방역 조치를 마친 환경부는 앞으로 6개월간 일대를 소독하며 숨은 개미를 추적하기로 했다.
붉은 불개미 발견지점 반경 2㎞ 내 10∼50m 간격으로 트랩을 설치해 예찰조사를 할 예정이다.
당국이 일단 국내 생태계로 확산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주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주민 신모(33·여) 씨는 "아무리 컨테이너로 바위를 옮겼다고 해도 주거지 일대에 트럭이 지나간 건 사실"이라며 "여왕개미가 이미 번식을 했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검역본부는 전날 오전 11시 40분께 해당 건설업체 현장근로자가 찍은 사진을 통해 붉은 불개미 의심 신고를 받았다.
사진에 찍힌 개미는 붉은 불개미가 아니었다.
그러나 상황을 의심한 검역본부 검역관이 현장에서 개미 12마리를 채집한 결과 7마리가 붉은 불개미 일개미로 확진됐다. 나머지 5마리는 국내종으로 확인됐다.
붉은 불개미가 나온 조경용 석재는 중국 광저우에서 부산 허치슨 부두를 통해 건설현장으로 이동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본래 석재는 그 특성상 검역 대상이 아니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수입되는 조경용 석재는 약제를 살포하고 국내 도착 시 수입 항만에서 소독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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