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용 전 수석연구관, 판결문 초고 등 수만건 반출 등 혐의
'수사기밀 행정처 직보 의혹'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 내일 피의자 출석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이지헌 기자 = 검찰이 대법원 기밀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52)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지난 6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래 피의자를 상대로 신병확보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유 전 연구관에게 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절도와 개인정보보호법·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연구관은 2014년 2월부터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내면서 재판연구관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 수만 건을 모은 뒤 올해 초 법원을 퇴직하면서 무단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 관련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법원행정처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근무 때 검토한 사건을 변호사 개업 이후 수임한 사실을 확인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의 기밀 무단반출 혐의와 관련해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근무 당시 USB(이동식 저장장치)에 문건들을 담아오라고 했다"는 후배 재판연구관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들고 나간 대법원 문건들이 대부분 대외비에 해당하는 데다 사건 당사자들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담겨 있는 등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구속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이미 문건 무단반출 혐의의 증거를 인멸한 사정도 감안했다. 그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세 차례 기각되는 사이 문건들을 모두 파쇄하고 PC 하드디스크를 파기해 내다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정운호 게이트' 수사 당시 법관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영장심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신광렬(53)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19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최유정 변호사와 김수천 부장판사 등이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의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신 부장판사가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들에게 비위가 의심되는 판사 7명의 가족관계를 정리한 문건을 건넸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신 부장판사가 통신·계좌추적 영장 등의 심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라고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막으려고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한 협박 방안을 구상한 문건에 신 부장판사가 관여한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를 비롯해 특수2부·방위사업수사부 검사 일부를 수사팀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서울중앙지검 특수1·3·4부를 포함한 사법농단 수사팀은 30여명 선으로 늘었다. 이는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2016년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에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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